명절 특별경비 기간에도 버젓이 외출 나간 군인들…무슨 일?

부대는 식량 부담 줄이고 군관들은 금품 챙기고…외출 못 한 군인들의 불만 관리도 중요해져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두만강변에서 순찰중인 국경경비대 군인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일부 군부대가 당 창건일(10월 10일) 특별경비에 돌입한 상태에서도 군인들의 외출을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군 10군단 예하 부대들은 이달 초부터 당 창건일인 10일까지 특별경비에 돌입했다. 그러나 일부 부대에서는 이 기간에도 군인들의 외출을 허용해, 외출을 나온 군인들이 부대 인근 민가를 찾아 부모와 전화 통화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통상 국가적 명절을 앞두고 특별경비를 선포한다. 이 기간 군부대들은 평시보다 경계 수위를 한층 높이는 한편, 원칙적으로 군인들의 외출을 엄격히 제한한다.

그럼에도 일부 군부대에서는 군인들의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군인들이 부대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면 부대의 식량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데다, 군관들 역시 외출 허가를 대가로 현금이나 담배 등 이른바 ‘숙제’(뇌물)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소식통은 “군대에 자식을 보낸 부모나 집을 떠나 군대에 나간 자식이나 명절이 되면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이번에도 명절이 다가오자 집에 전화를 걸고 싶어 하는 군인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군인들이 가족과 통화하려면 외출 허가를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군관들이 요구하는 숙제를 감당해야 한다. 이에 일부 군인들은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외출을 포기하는 반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의 군인들은 군관들의 숙제를 감당하며 버젓이 외출을 다녀온다.

실제 지난 9일 10군단 직속부대의 한 군인은 외출 허가를 받아 평소 알고 지내던 부대 인근 주민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부모와 전화 통화를 한 그는 생활비 명목으로 100달러를 지원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군인은 부모에게 받은 돈 가운데 40달러를 군관들에게 뇌물로 건넸고, 10달러는 같은 분대원들을 위한 먹거리를 사는 데 썼다. 외출 한 번에 부모에게 받은 돈의 절반을 소비한 셈이다.

외출 나온 군인이 분대원들의 먹거리까지 챙기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형편상 외출하지 못하는 다른 분대원들의 반감을 살 수 있어, 일종의 여론 관리용 유화책으로 먹거리를 챙기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외출을 자주 하면서 경제적 여유를 과시하는 군인들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군인들의 미움을 사 생활이 피곤해진다”며 “그래서인지 요즘은 외출 후 돌아갈 때 같은 분대원들을 위해 크든 작든 먹을 것이나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군인이 군관에게 외출 허가를 대가로 제공하는 금품의 규모에 따라 외출 시간도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숙제를 많이 한 군인들은 하루 종일 외출할 수 있지만 적게 한 군인들은 3~4시간 정도만 외출이 허용된다”고 했다.

한편, 일부 부대에서는 분대장과 사관장, 부소대장 등 상급 군인들이 외출하지 못한 군인들의 소외감을 덜어주기 위해 평소보다 더 오랜 시간 경비 근무를 서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들의 불만이 쌓일 경우 자칫 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소식통은 “군대에서도 가정 형편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군 생활을 하는 군인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군인들도 있어 불만이 쌓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다 문제라도 발생하면 해임·철직될 수 있어 외출하지 못하고 부대에 남아있는 군인들의 불만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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