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평양의 풍치 수려한 대동강 기슭에 ‘대동강수산물식당’이 개업했다. 북한은 이 식당을 개업하고 ‘인민을 위한 배려’라고 크게 선전했다. 지난 10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있을 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저녁을 먹어 우리에게도 낯이 익다.
북한은 2012년부터 대동강수산물 식당 건설을 추진했다. 전(前) 대동강수산물식당은 평양 옥류교 오른편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 ‘승리거리’가 새로 들어서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위치에 제대로 된 수산물식당을 지으라고 지시해 건설을 시작했다.
당시 북한 당국은 공사에 동원된 근로자들에게 주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여 총정치국에 건설 과업을 내려 군사건설과 비밀공사에 전문화된 건설부대인 1여단을 동원하였다고 한다.
대동강수산물식당은 철갑상어, 룡정어, 연어, 칠색송어를 비롯한 고급어족들과 조개류, 자라들이 있는 실내 못과 낚시터 등이 꾸려져있다. 또한 대중식사실과 가족실, 민족요리실, 초밥실과 수산물가공품들을 판매하는 매장들이 있다.
1층의 실내 못들에는 일반에서 흔하게 보기 힘든 고급어족들인 철갑상어, 연어, 룡정어 등이 있으며 회국수, 연어회국수, 용정어회국수 등을 봉사하는 국수방, 고급어족으로 만든 탕 요리를 전문 봉사하는 황금해식사실 등이 있다. 2층에는 물고기 가공품 매장과 가족실, 초밥, 동양요리, 서양요리, 민족요리, 봄맞이실, 커피 봉사실, 뷔페트(뷔페) 등이 있다고 한다.
참고로 북한에선 살아있는 물고기를 욕조에 보관했다 현장에서 회나 탕 등의 요리를 내오는 곳이 별로 없다. 옥류관 2관이 최초(2010년경)이고 이곳이 두 번째가 아닐까 생각한다. 종합시장 매장에서 살아있는 물고기(기본적으로 잉어, 숭어 등 민물고기)를 볼 수 있지만, 국영식당들에서 시설 문제로 살아있는 물고기로 봉사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평양시 일반주민들이 여기서 밥을 먹으려면 먹는 양이 정해져 있는(1인 600~800g 등) 식사권(쿠폰)이 있어야 하고, 추가로 먹으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식사권은 원칙적으로 주민들에게 공급도록 돼있지만, 그 수량이 적어 일부 고위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 식당을 방문한 평양 사람들 말에 따르면, 어렵게 구한 쿠폰에 비싼 돈을 추가해서 요리를 먹었지만 맛도 별로고 특히 양이 적어 불만이다. 이들은 “1인분을 먹어도 간에 기별도 안 간다”고 말하면서 불평을 하고, 근사한 식당에서 폼 잡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을 위한 식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다. 노동당도 그렇게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른 고급식당처럼 고위 관료들과 일부 돈주들의 기호에 맞춘 식당이 되고 있다. 김 위원장 시대 지은 다양한 위락시설도 마찬가지다. 인민을 위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힘이 있고 자원을 독점한 사람들이 즐기는 곳이 돼있다.
이러한 현실에 비춰보면 북한 당국의 인민을 위한다는 각종 선전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경각심이 높아진 ‘가짜 뉴스’로 전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실제 북한 주민들 중에 북한 당국자들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고, 북한 사회가 인민을 위한 낙원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국자들도 이러한 체제 선전이 과거만큼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남한에서는 정부와 언론, 국민이 진실을 두고 치열한 근거와 논리 싸움을 벌인다. 정부라고 해도 여론이 좋지 않으면 대의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사실보다는 체제선전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냐가 여전히 중요하다. 북한 당국이 제시한 신념이나 주장, 예측 등도 ‘진실’로 간주된다. 사실은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 된다.
결국 이러한 진실을 가려보는 것은 주민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이 당국의 가짜뉴스를 구분할 수 있을 때 변화는 본격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