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평남서만 275名 사망…꽁꽁 감추는 ‘80일 전투’의 민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80일 전투 속에서의 과일 증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동강과수종합농장의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이곳이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이 남긴 애국애민의 유산이라고 언급하며 “과일 증산의 믿음직한 담보를 마련해가는 이들의 헌신적인 투쟁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내년 1월 초로 예정된 8차 당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동원 운동인 ‘80일 전투’가 종결을 앞둔 가운데, 이로 인해 주민들이 영양 부족과 각종 사건·사고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 ‘80일 전투’에 참여한 노동자 275명이 사망했다. 이는 도(道) 인민위원회 노동국에서 집계한 숫자로, 사망자의 87%가 국가건설, 탄광, 광산 부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고 한다.

또한 주요 원인으로는 안전시설 미비가 꼽혔고, 이에 현지 관계자들은 ‘투자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즉,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추김에 안전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이는 근로자 생명 경시 풍토가 북한 당국으로 인해 고질화됐다는 뜻으로, 이번에도 북한식(式) 인재(人災)가 되풀이됐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 투입된 노동자들의 열악한 영양 상태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이는 풍족하게 먹지 못하고 동원된 이들이 불의의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북한 근로자와 그 가족은 질병, 실업, 재해, 영양 부족 등으로 항상 불안 속에 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에 비한 적은 임금과 비인간적인 노동환경 등과 더불어 냉난방이 보장되지 않는 주거환경으로 인해 건강은 점점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먼저 최고지도자 1인의 결심에 따라 모든 것을 결정하는 불합리한 현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귀중한 자원을 국방보다 경제 발전에 투자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입을 성과에 맞게 분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개인보다 국가와 집단을 우선시하는 제도에서 탈피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아울러 국가와 주민 간의 균형, 소비자와 생산자 간의 균형, 개인과 사회 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특히 이런 부작용을 철저히 감추면서 연일 ‘자력갱생’ ‘간고분투’만을 외치는 형태에서도 과감히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게 바로 국가도 살고 국민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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