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임산부 탈북민 수용 거부하자 中 병원서 출산 준비 

중국 랴오닝성 단둥 해관(세관). /사진=데일리NK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감옥에 수감된 탈북민을 북송하겠다는 중국 공안(公安) 당국의 통보에도 북한 보위부가 거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8일 알려왔다. 

북한은 지난달 국경을 봉쇄하면서 대부분의 무역거래와 인적 왕래를 차단했고, 여기에는 북송 예정인 탈북민들도 포함됐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단동 감옥에 수감 중인 20대 임산부 등을 비롯해 20명 이상이 수감된 상태로 송환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와 관련한 소식을 담당 보위원을 접촉한 임산부 가족을 통해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 임산부는 해산달이 잡힌 상태에서 중국인 남편이 있음에도 선양(瀋陽)에서 지난 12월에 체포됐다. 조사 후 단동 감옥에 이송돼 북송될 예정이었으나 송환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 임산부의 북한 가족은 중국 사위를 통해 체포 소식을 접했고, 임신 상태에서 북송될 경우 험한 일을 당할 것을 우려해 차라리 중국에서 아이를 낳고 북송되기를 바라는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보위원에 따르면 단동 감옥에만 도강자가 20명 넘게 있지만 모두 송환을 대기하고 있지만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에 우리가 받지를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빠른 북송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 측은 “지금은 모든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며 송환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 당국은 실제 탈북민 가운데 임산부를 우선 북송시켜 출산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제안했지만 북한 측은 단호히 거부했다는 것이다. 결국 중국 공안 당국은 이 여성을 병원에 입원시켜 출산하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코로나 비루스가 아이를 살렸다며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쉰다고 한다. 탈북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탈북 여성이 임신을 해서 북송되면 ‘중국 피가 섞였다’며 보위부 감옥에서 강제유산을 시도하는 사례가 있다.  

소식통은 “잡혀 있는 사람들은 두 달 넘게 감옥 안에 갇혀있는 상태에서 답답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결론이 나야 하루 빨리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기만 길어지면 불안감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