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대학’ 연일 강조하는 北…김여정, 작가들에 창작 지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에 '김정은 위대성 다룬 소설 70여권 만들라' 임무 하달

김정은 백두산 혁명전적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돌아봤다고 4일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해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 이후 북한 주민들의 백두산 일대 혁명전적지 답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당 선전선동부 산하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에 당 창건일(10월 10일) 전까지 관련 문학작품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김여정 동지가 지난 12일 중앙당 선전선동부를 통해 직접 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일꾼)들과 작가들에게 임무를 주었다”면서 “지난해 원수님(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행군과 당시 원수님께서 말씀하신 ‘백두산대학’ 정신을 주제로 혁명전통 문학작품 창조전투에 나설 데 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 간부들과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를 시찰하면서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를 통한 백두산대학을 나와야 한다”며 ‘백두산대학’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돌파전을 선포한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백두산대학’이라는 상징적 용어를 전면에 내세워 내부결속과 사상무장을 지속 강조해오고 있다. 백두산 혁명전적지 답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당시 선열들의 항일투쟁 정신을 본받아 자력갱생으로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을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해 12월부터 연일 주민들의 백두산 답사 행진을 보도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백두산 답사 관련 보도는 지속되고 있는데, 27일 신문 1면에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및 상임위원회 일꾼들의 백두산 등정 기사가 게재됐다.

이런 가운데 김여정이 최근 작가들에게 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등정과 백두산 대학 정신을 강조하는 문학작품 창작을 지시한 것은 역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내부 주민들로부터 최고지도자에 대한 충성과 일심단결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여정은 “지난해 당 전원회의 집행에 떨쳐나 힘찬 대진군을 다그치고 있는 군대와 인민의 기상을 역사에 남기는 것은 작가들”이라며 “김정은 동지의 천재적 지혜와 백두산 군마행군, 백두산 대학 정신의 계승을 기치로 전당, 전군, 전민이 당 창건 75돌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하기 위한 위대성 작품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일 전까지 약 8개월 간 총서 불멸의 역사(김일성 혁명전기)와 총서 불멸의 향도(김정일 혁명전기)를 잇는 김 위원장의 위대성을 다룬 장편·중편·단편소설 등 70여 권의 작품을 만들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졌고, 작가동맹 중앙위 소설 분과에서 본격적인 창작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작가들의 창작활동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작가들은 작품 창작을 위해 군, 학교, 마을, 농장들을 돌아다니며 현장 체험을 다닐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창작사업은 내부 진행되고 있다”며 “현장 체험은 사태가 진정된 후에 다시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공인작가단체인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는 김 위원장 집권 직후인 지난 2012년 대대적인 물갈이 사건을 겪으며 소속 작가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금껏 김여정이 작가 인재 구축 작업을 책임지고 진행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