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김정일에게 ‘당근’ 바치고 끝내 망신당할 것

아래의 글은 1월 25일자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실린 논설이다. 재미 북한인권운동가 남신우 씨가 번역했다.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대북인권특사 제이 레프코위츠 씨는 최근 미국의 현 대북정책이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에게 이렇게 진실을 내뱉는 외교관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이다.

아니나 다를까. 지금 유럽에 나가있는 콘돌리자 라이스는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레프코위츠 씨는 6자회담에 관여하지도 않으며, 6자회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6자회담에 대한 美 정부의 정책에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악을 썼다. 라이스는 그 정도로 끝낸 것이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 대표들은 레프코위츠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얼마 안가서 보따리를 쌀 이 ‘안개바닥 복마전'(미 국무부의 별명) 장관님의 독설을 풀어서 해석해보니, 레프코위츠 씨는 지난 주 ‘미 기업연구소’에서 한 연설 때문에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서 밀려날 것 같다. 레프코위츠 씨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지가 2년도 넘었고, 북한이 그동안 기획하고 개발해온 핵프로그램을 몽땅 밝히겠다고 약속한 날짜를 어긴 것도 2주가 지났으니, “아무리 보아도 모양새가 북한은 미국의 현정권이 1년후 백악관에서 나갈 때까지 핵문제 해결을 유보시킬 것 같다”라고 내다 본 것이다.

레프코위츠 씨는 또 (중국, 일본, 러시아, 남한, 미국, 북한을 포함한) 6개국 다자회담에서, 북한에 진짜 의미있는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중국과 남한이 저 지경으로 노니까, 6자회담은 이제 수포로 돌아간 것 같다면서, 우리 미국이 바라던 바는 중국과 남한이 미국과 공조하여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 당근을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중국과 남한은 북한이 무슨 짓을 하든 계속 당근을 갖다 바치니 6자회담이 성사될 리가 없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씨는 진실을 진실대로 말하고 할 말을 제대로 한 것이다. 이제 6자회담은 김정일이 바라던대로 미국-북한 양자회담으로 바뀌고 말았다.

레프코위츠 씨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안보문제와 동시에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시 대통령 자신의 견해였다.

그런데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제 부시도 대북정책을 라이스 쪽으로 180도 바꿨다. 김정일에게 “친애하는 위원장님께”란 친필서한을 보내지 않나, 한번 더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질 않나, 김정일이 바뀔 때까지 계속 외교적 양보를 자청 감수하겠다는 수작이다.

미 국무부는 한 술 더 떠서 북한이 그동안 열심히 원해온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줄 수 있을만큼 조건을 충족시켰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연방국회 조사기구에서는 “믿을만한 정보통에 의하면 북한은 레바논에 있는 이슬람 테러분자 헤즈볼라와 스리랑카의 타밀 타이거스들에게 무기를 팔아먹고 훈련을 시켰다고” 보고했다. 지난 9월 이스라엘은 북한이 만든 것 같은 시리아의 핵시설을 파괴했는데도 미 국무부는 이런 북한의 핵확산 활동 증거들을 계속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다.

우리는 라이스 장관이 왜 진실을 말하는 레프코위츠 씨에게 화가 났는지 이해한다. 라이스 장관의 대북정책이 조금이라도 성공했다면 사실 화를 낼 만도 하다. 김정일은 핵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조금도 없다. 오로지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되면 그때 가서 힐러리와 다시 협상해 보겠다는 속셈이다.

부시 대통령이 라이스 뒤꽁무니를 계속 좇아가면 부시는 나머지 임기 동안 김정일에게 계속 당근만 갖다 바치면서 김정일의 눈치만 보다가 결국에는 망신만 당하고 말 형편이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라이스 양’에게 레프코위츠 씨를 중국과 러시아에 잘 소개하라고 지시한 뒤, 앞으로는 레프코위츠 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부시 대통령에게도 좋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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