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2일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개발 가능성을 지적하며 “북한은 아직도 우리에게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고별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악의 축’으로 언급했던 북한과 이란에 대한 질문은 받고 “북한과 이란은 여전히 (미국 안보에) 위험하다”고 지적하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는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점 때문에 북핵 6자회담에서 강력한 검증체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부시 대통령은 미·북 관계정상화에 언급, “북한이 미국과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북한 당국은 강력한 검증조치를 허용키로 한 합의사항을 존중,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북한이 원하는 미·북 관계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핵 6자회담 합의사항인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플루토늄 핵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체계 구축에 북한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함과 동시에 아직 논의되지 않은 HEU 핵프로그램에 대한 북한의 명확한 해명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 내 전·현직 고위관리들도 최근 잇따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핵확산 문제를 다시 언급하고, 대북 압박정책을 구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지난 8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도왔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으며,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앞서 7일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비밀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우려가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부시 대통령은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하자 작년 10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북한이 작년 12월 개최된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검증하기 위한 ‘검증의정서’ 채택을 거부, 6자회담 재개 일정도 잡지 못한 채 회담이 끝났다.
오바마 미 차기 행정부 출범을 일주일 정도 남긴 시점에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HEU 핵프로그램 개발 가능성을 거듭 제기함에 따라 차기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선 북한의 플루토늄 핵프로그램 뿐만아니라 HEU 핵프로그램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