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양강도 혜산시에 20일간 완전 봉쇄령이 하달된 가운데, 당국이 각 세대에 식량을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림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식량 부족’ 우려가 확산되자 이를 무마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6일 혜산시 당위원회에서 각 세대에 쌀 10kg씩 공급했다”면서 “공짜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1kg당 3700원을 받고 나눠 준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쌀은 혜산시에서 보통 1kg에 4800원(지난달 21일 기준) 정도에 거래되다 봉쇄령이 하달된 이달 초에는 1만 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혜산시 당위원회가 무상 공급이 아닌 시장 가격보다 조금 낮은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쌀을 판매했다는 것으로, 당국의 열악한 자금력이 엿보인다.
다만 인민반별로 제일 어려운 세대에는 쌀 2kg씩 추가로 공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소식통은 지적한다.
나이와 직업별로 규정 공급량이 다르지만, 하루 450g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4인 가족은 20일 동안 곡물 36kg를 받아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번에 제공된 쌀 10~12kg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소식통은 “식구가 많거나 봉쇄 전 식량 준비를 제대로 못한 세대들은 앞으로 굶어야 할 상황”이라면서 “몇 kg의 쌀 공급으로 커져만 가는 주민들의 불만을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비루스(바이러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에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 이번 봉쇄는 2중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혜산시 주민들은 ‘점점 살기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국은 쌀값으로 위안화나 달러 등 외화로 받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는 최근 외화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외화를 또 뜯어가냐’는 불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