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둥 북한식당, 속속 영업 정상화…코로나 손실 만회 총력

소식통 "음식·서비스 가격 상승...'대북 제재 위반' 주목 피하고자 보안은 강화돼"

2020년 10월 말_단동의 북한식당 태양도 공연모습
지난달 말 촬영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북한식당 태양도의 공연 모습. /사진=데일리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휴업 상태에 있던 북한 식당들이 최근 정상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국내 관광객이 증가하자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북한 당국이 서둘러 정상화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단둥(丹東)의 북한 식당들이 거의 다 문을 열었다”면서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식당을 찾는 중국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로 인해 북중 국경이 폐쇄되기 전인 지난 1월 수준은 아니지만 코로나가 한창 심했던 2, 3월경 북한 식당을 찾는 사람이 하루에 한두 명이었던 걸 생각하면 손님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식사 시간에 테이블 절반 정도는 꾸준히 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 식당 중 일부는 저녁 공연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큰 식당의 경우 저녁에 손님이 꽤 많아 공연을 두 번 진행할 때도 있다는 전언이다. 

식당 종업원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일부 식당에선 미(未)착용 복무원이 눈에 띌 만큼 코로나 방역 수준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감지됐다. 

하지만 북한 식당 내 보안은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까지만 해도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공연하는 모습을 찍으면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는 주의만 줬지만 이제는 실제로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 확인하고 사진을 지울 때까지 옆에서 지키고 서 있는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최근 북한 식당들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사진 촬영이나 종업원과의 사적인 대화를 금지하고 나선 배경에는 대북 제재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다른 소식통은 “단둥에 있는 식당 대부분 중국 사업가를 끼고 있는 형태의 북중 합작 업체”라면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 노동자를 고용해서 식당을 영업하고 있는 사실이 언론에 유출되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종업원들이 전보다 더 철저하게 사진찍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12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2018년 12월까지 모든 국가에 파견돼 있는 북한 노동자를 전원 송환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에 남아 있는 자국 노동자를 송환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도 이들의 무비자 체류를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북한 당국은 최근 중국 내 코로나 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평가되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무역일꾼들에게 ‘적극적으롤 외화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 식당들도 가격을 인상하고 종업원의 물품 구매 종용도 심해졌다고 한다. 

소식통은 “종업원들이 손님들에게 선사하는 꽃다발이 700위안(한화로 약 11만 8천 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면서 “꽃다발 행사를 하는 다른 식당들도 대부분 꽃값을 올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체감적으로 각 메뉴당 가격이 1.5배 이상 올랐고 음식양도 줄었다”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돈을 못 벌었으니 단기간에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나름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단둥에서 가장 큰 북한 식당으로 꼽히는 ‘류경식당’의 경우 룸을 예약할 경우 식사와 공연까지 최소 2000위안(약 34만 원)이 든다고 한다. 단둥 물가에 견주어 볼 때 한 끼 식사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한편, 북한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최근 식당 영업이 정상화된 상황을 달갑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로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는 식당 사장이나 노동자 관리 성원들이 재량껏 외출을 허락해주거나 본국으로 전화를 할 수 있게 해줬는데 지금은 자유 활동이 전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당국은 내부 소식이 외부로 유출될까 우려해 종업원들이 고향으로 전화하는 것까지 철저하게 금지시키고 있다”면서 “폐쇄된 환경에서 하루 종일 일만하는 종업원들은 빨리 코로나가 해결돼서 고향에 돌아갈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