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끊기자 수입원 잃은 北 군인들…민간에 내려가 도둑질

소식통 "군인에 대한 민심 악화...도둑질에 흠씬 두들겨 패기도"

압록강 유역 초소에서 근무하는 북한 국경경비대 군인들의 모습. /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목적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국경지역 가정집의 절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족한 배급을 밀수로 충당하던 군인들이 최근 생활이 어려워지자 절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군 부대가 도적떼로 돌변했다고 할만큼 군인들의 도둑질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의주나 룡천 등 국경 지역에 있는 가정집의 피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보릿고개가 시작되는 봄철에 군인들의 도적질이 지속 있었지만 지금처럼 극성인 적은 없었다”면서 “과거(국경 봉쇄 전)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도적질 횟수가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국경이 폐쇄되기 전에도 국경경비대의 절도 행위가 간간히 있었지만 밀무역이 차단된 후 그 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가정집에 침입한 군인들은 주로 식량을 훔쳐가지만 집안의 가전 제품이나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군부대들은 당국에서 제공하는 군수물자나 배급이 충분치 않은 경우 외화벌이 사업을 벌이거나 농지를 관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족분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곤 한다.

더욱이 국경지역의 경우 군부대가 직접 밀무역으로 외화를 벌거나 개별 군인들이 민간의 밀수를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지난 2월 밀수 행위 금지 명령이 하달되면서 군인들의 부수입도 완전히 끊긴 상황이다. 밀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경지역 군인들에게 국경 봉쇄 및 밀수 차단 명령은 생활고를 야기할만큼 큰 타격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군인들의 절도행각이 끊이지 않으면서 주민들과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하전사로 보이는 군인이 (민간에) 내려와 식량을 훔쳐가다가 주인에게 발각됐다”면서 “주인이 다른 사람들까지 불러와 도둑질하던 군인을 흠씬 두들겨 패 결국 피범벅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두 번이면 식량을 내주고 보낼 수 있겠지만 하도 당한 집들이 많으니 다들 군인들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며 “주민들은 대체로 군인들을 승냥이보다 더한 승냥이라고 대놓고 욕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편 국경 봉쇄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밀수 통제로 물건이 반입되지 못하면서 시장 물가가 상승하고, 의약품 부족으로 건강에 위협을 느끼는 주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빠르면 5월 늦어도 6월 경에는 개인 밀수 금지 조치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지린(吉林)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북중 국경 봉쇄조치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非승인 밀수, 군법으로 처리” 국가보위성에 명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