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쫙붙는 바지, 가슴 파인 옷 北 한류 상징”







▲(사)’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이 ‘북한판 한류열풍-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하였는가’라는 세미나를 10일 열었다. / 김봉섭 기자

대북 전단과 북·중 접경지역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 유통되는 DVD 드라마 등의 한국 영상이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10일 나왔다.


사단법인 ‘성공적인통일을만들어가는사람들’이 주최하고 미국 국무부가 후원하는 ‘북한판 한류열풍-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하였는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강동완 통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영상을 보면서 ‘저런 나라에 한번 살아봤으면’하는 생각을 하며 의식변화와 함께 문화적 모방을 한다”고 주장했다.


강 책임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은 남한 영상 속의 가정집, 거리, 자동차, 옷차림새, 식탁에 차려지는 음식, 여성이 운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한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집의 인테리어를 보면 일반인이 사는 곳도 북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밥상을 보면 흰쌀밥에 대여섯 가지 반찬은 항상 기본으로 오르는 것을 보면서 남한을 동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구체적인 행위양식이 변화하고, 결국 이것이 북한사회에 대한 인식변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에게는 몸에 쫙 붙는 바지, 가슴이 파인 옷, 머리핀, 말투·헤어스타일의 변화 등의 ‘한류’ 양식이 가장 인기가 많다. 또한 이 같은 ‘한류문화’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의 경우 남한 말투를 따라하다가 소년단 지도원에게 발각되기도 한다.


결국, 북한주민들은 남한 영상을 접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이 변화되고 최종적으로는 탈북을 감행하는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주장이다.


강 연구원은 이 같이 ‘한류문화’가 퍼지는 원인에 대해 “북한 당국의 통제로 인해 남한 영상매체 유통의 한계가 컸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오히려 강력한 통제가 북한 주민들의 호기심을 촉발했고 이 같은 통제로 인해 희소 정보(영상)를 독점할 수 있다는 인식 등은 남한 영상매체가 확산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제과정에서 보위부를 비롯한 간부들이 일반 주민이나 상인들로부터 압수한 남한 영상매체를 시청하게 되고 그 내용에 동화되는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당국은 남한 영상물로 주민들 의식이 변화되는 것을 우려, 잦은 검열을 하고 있지만 검열시에는 대부분 인민반장이 이를 미리 알려주어 단속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적발시에도 어느 정도 뇌물을 통해 무마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제의 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강 연구원은 토론 말미에 “북한 주민들은 남한 영상을 찾아보고 있는 것은 그동안 그들의 봐왔던 북한 당국이 의도한 정치적 선전물이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남한 영상이 북한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고 이를 이용, 북한 주민들에게 의도적인 내용의 영상을 보낸다면 이는 북한주민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의식 변화를 시킬 수 있는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