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정치범수용소 출신 강연에 좌석 모자라

▲ 11일 열린 ‘정치범수용소를 말하다’ 강연을 경청하고 있는 명지대 학생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대학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에서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의 강연이 열려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명지대 북한학과 학회 <한울림>은 11일 저녁 북한 요덕수용소 출신 김태진(50. 남) 씨를 강사로 초청, ‘정치범수용소를 말하다’라는 주제의 강연회를 개최했다.

▲ 강연 전 일본 후지TV에서 방영됐던 요덕수용소 동영상을 상영했다

김태진 씨는 “북한 제15호수용소 내 혁명화구역에서 8개월간 인간 이하의 삶을 살다가 4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며 “정치범수용소에 끌려 갈 당시 조그맣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장해 나를 못 알아보더라”는 안타까운 사연을 밝혔다.

김정일 정권, 공포정치로 체제유지

그는 “팔십 노모와 두 아들이 북한에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북한의 현실에 대해 증언하는 나를 파렴치한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면서 “김정일은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은 자신의 권력을 위한 행동에 불과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금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라며 “혁명 1세대들은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공포정치를 통해 사회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이런 행사에 찾아오지만, 이후 꾸준히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나중에 북한이 개방돼 현실이 밝혀지면 내 말이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참석, 북한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시간에는 많은 학생들의 질문공세가 이어져, 북한문제에 대한 대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反체제 활동 매우 어려워

정치외교학과 유동우(22.남) 학생은 “북한에 인권문제가 심각하면 정부에 대항하는 세력들도 있을 텐데, 그러한 움직임은 없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김씨는 “북한에서는 자신이 잘못하더라도 3대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는 연좌제가 적용되고 있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공포분위기가 조성돼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갖고 있더라도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다”고 답변했다.

이밖에도 북한의 무상교육, 무상의료, 체제불안에 의한 범죄증가, 탈북과정 등 북한실상에 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한울림> 정수정(25. 여) 회장은 “북한학과에 다니면서도 북한의 현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돼 이번 강연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우리도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북한인권문제를 알리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北현실 알리는 일, 지속돼야

강연에 참석한 경영학부 김택수(26. 남) 학생은 “여러 매체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접하긴 했지만, 직접 들으니 훨씬 충격적이다”며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지만, 포기하지 말고 인권문제를 꾸준히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강연을 경청한 경제학부 최창규 교수도 “대학생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북한인권에 대한 문제제기가 전사회적으로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다함께 명지대모임>이 부착한 대자보

한편, 강연이 열리는 강의실 앞에는 <다함께 명지대 모임>이 ‘미국과 우익은 북한 인권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하고, 강연 도중 “북한의 인권문제를 미국과 우익세력이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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