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음식, 누가 집에서 만들어 먹어요? 사먹으면 되지”

北 주민들 명절음식도 시장서 해결, “여성들도 쉬어야 한다” 남편들 공감대 늘어

북한 옥류관
평양 옥류관 식당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는 한 가족 모습. /사진=조선의 오늘 캡처

북한 주민들의 달라진 설 풍경으로 눈에 띄는 것은 떡과 국수, 만두 같은 명절 음식을 시장에서 사서 먹는 집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명절 음식을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힘도 덜 들고 비용도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음식을 사서 먹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시장은 명절을 앞두고 새옷이나 양말 외에도 음식을 구입하려는 주부들로 대목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청진에 거주하는 소식통은 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명절 일주일 전부터 떡집들에 주문이 몰리고 있고, 실제 떡을 해가려는 사람들로 줄을 서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국수는 국수집에서 면을 뽑아가고, 떡을 하는 집들은 송편과 설기떡 주문이 몰리고 있다”면서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이 집에서 기계로 국수를 뽑고 떡을 찌느라 바빴는데 요즘에는 밖에서 해오니까 여성들이 많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떡을 치거나 음식 장만을 거드는 일이 줄어서 좀 더 편하게 지내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명절 음식으로 주로 먹는 만두나 순대를 만드는 일도 이전처럼 채소와 고기로 속을 만들어 쪄내는 일을 이제는 가게에서 간편히 해결한다고 한다.

집에서는 산나물이나 우리 전병과 유사한 밀가루 부침을 만드는 정도로 끝낸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떡을 하려면 쌀가루를 내고 가마에 쩌서 떡을 치고, 일일이 소를 넣고 찍어야 한다. 이걸 떡집에서 쉽게 끝낸다”면서 “만두도 시장에서 1kg에 5000-6000원 정도라 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드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평일에도 장사 때문에 쉴 틈이 없는 여성들이 명절에까지 혹사당하지 않게 하려고 남편들이 음식 구입을 오히려 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시장이 활성화 되면서 가정의 경제권이 여성에게로 이동하니까 남편들이 아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명절을 가족 다같이 기분 좋게 보내려고 남편들도 음식 구입을 함께 돕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명절에 떡국 대신 국수를 많이 먹는다. 국수가 잘돼야 명이 길어지고 집안에도 복이 온다는 말도 있다. 시장에서 파는 면발 중에도 신선하고 찰랑찰랑한 면발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 가게에 주민들이 줄을 선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혜산시 연봉동과 혜강동, 탑성동 등 곳곳에 있는 떡집들에서는 주문양이 밀려 야간에도 일을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얼마 안 되는 돈을 아끼는 것보다 편하고 여유롭게 보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들을 많이 한다”면서 “여기는 감자로 만든 유리떡이나 송편, 기장떡을 많이 먹기 때문에 떡집이 붐빈다. 새벽부터 가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촌은 아직 집집마다 만들어 먹는 문화가 강하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촌에서는 개인이 일일이 명절음식을 만들고 있다. 마을에 기계를 두고 여러 집들이 같이 국수를 누르고 두부를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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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