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일 “‘知性과 反知性’은 허위에 대한 도전”

▲언론인 류근일씨 ⓒ데일리NK

실천하는 지식인 류근일(조선일보 전 주필) 씨가 11일 시국대담서『知性과 反知性』 저자와의 대화를 앞두고 보내온 서신에서 “이 대담에서 하고자 했던 것은 한 시대의 허위의식에 대한 도전 이었다”고 밝혔다.

류 씨는 과거 남한 주사파의 거두에서 자유주의 운동가로 변신한 홍진표 씨와의 시국대담을 통해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해 “60년대 초에 시작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80년대 중반 이후로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주체사상’에 의해 왜곡된 데 대한 비판”이라고 전했다.

그는 “유신 말까지만 해도 민주화 운동 주류는 ‘전두환 물러가고 김일성은 오판 말라’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울 정도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 자체를 뛰어넘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면서 “이러한 구호는 단순한 전술적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만은 부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마르크스 레닌주의’나 ‘민족’의 이름으로 운동을 끊임없이 자기들 쪽으로 견인해가려는 것이 운동권 내부 ‘극좌파’의 흐름이었다”고 지적하며 “역대 권위주의 정권들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문화적 헤게모니가 확고하게 확립돼 있는 한, 극좌 흐름이 운동의 다수파와 사령탑을 완전히 장악하거나 채택될 수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류 씨는 그러나 “신군부의 정권창출이 만들어 냈던 일련의 비극적인 사태를 고비로, 민주화운동은 80년대 이후 급속도로 대한민국의 헌법정신을 뛰어 넘는 극좌적 변혁 운동으로 일탈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80년대 민주화운동, 대한민국 건국사 총체적 부정”

또한 “민주화 운동은 이미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정의‧진보’를 구현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건국사를 총체적으로 부정하기 위한 본격 마르크스 레닌주의 혁명, 또는 ‘주체사상’ 혁명으로 변질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변질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자기들 쪽으로 견인하기 위해, 60년대 초부터 끈질기게 암약해 온 김일성-김정일 수령독재 세력에게는 그야말로 회심의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화 운동을 헌법정신의 안에서의 자유‧민주‧정의 운동으로써 추구하고자 한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이 시작한 반독재 운동을 그보다 더한 독재에 빼앗겨 버린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류 씨는 그러면서 ‘민주화란 무엇인가?’ ‘참다운 진보는 무엇 이어야 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해 “그것을 무엇으로 규정하든 그것은 ‘절대왕정’ ‘군벌통치’ ‘나치스’ ‘파시스트 독재’와 양립할 수 없듯, 그 반대쪽의 ‘스탈린적 전체주의’ ‘1당 독재’ ‘수령 독재’와도 결코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확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자유‧민주‧정의의 입장이나 진보의 시각에서 볼 때도 김일성 부자의 폭정이야말로 한반도 최고의 악(惡)”이라고 규정하며 “80년대 중반 이후의 운동기간을 ‘증오의 혁명론’이 한국 사회운동의 넋을 잠식한 시대”라고 주장했다.

“386운동권이 전파한 ‘사이비진보’ 해악 심해”

그는 “386운동권이 전파한 ‘사이비 진보’의 해악이 인내와 방관의 한계선을 넘었다”면서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우리 2세 3세들의 행복한 미래는 고사하고, 수도 서울 광화문 한 복판을 ‘남북연방제’를 고창하는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주사파) 죽봉 시위대가 석권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충고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이 대담을 통해서 우리 젊은 세대에 주입되고 있는 역사관과 현실인식이, 사실과 진실에 기초하지 않은 기만과 허위라는 것을 설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 “사상적 편력이 어떤 궤적을 거쳐 오늘의 혁신우파, 뉴라이트 노선으로 전환하게 되었는지를 전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아울러 “이 고백을 통해 나와 홍진표 씨는 우리 현실의 근본문제가 문명사회 일반의 좌-우 이념 대립의 문제이기 이전에, ‘지성과 반지성’ ‘교양과 야만’의 대립임을 설명하려 애섰다”면서 “그 연장선상에서우리 현대사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친북 좌파적 왜곡을 반박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편, <知性과 反知性> 저자와의 만남은 오늘(11일)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 4층 컨퍼런스 홀 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lhj@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