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에 적임자를 뽑아주세요

존경하는 이명박(李明博) 대통령님께 삼가 올립니다.


우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께서 행사하시는 정부 공직에 대한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 법치주의자들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께서 직접 거느리고 쓰시는 청와대의 대통령 비서실 인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통령께서 이번에 신설되는 대통령 ‘사회통합수석비서관’ 자리에 박인주 씨를 내정(內定)하신 조치에 대해서는, 만약 그 것이 사실이라면, 그 부당성을 지적하여 대통령께서 그 같은 내정을 취소하고 적임자를 새로이 물색해 주실 것을 건의하지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이 박인주 씨의 대통령 ‘사회통합수석비서관’ 임명에 반대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것은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6.15 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라는 이름의 ‘친북·반한’ 성향의 시민단체에 가담하여 그 ‘공동대표’와 ‘서울본부 상임대표’를 지낸 경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입니다. 「6.15 남북공동선언」에 관하여 오늘날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극명하게 양분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에게 이 선언에 대한 ‘찬성’과 ‘반대’는 곧 ‘친북·반한’이냐, ‘애국’이냐를 분간하는 척도가 되어 있습니다.


보수·애국 성향의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6.15 남북공동선언」은, 대한민국 헌법이 공산당의 존재를 불법화시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산당의 존재를 합법화시키는 북한과의 연방제에 합의했을 뿐 아니라 ‘민족’과 ‘자주’라는 허구적 명분 아래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대한민국의 이념적 무장해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왜곡을 강요하는 위헌적인 불법 문건입니다.


우리는 대통령께서도 후보 시절은 물론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도「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이를 지지하는 것은 물론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음으로써「6.15 남북공동선언」이 갖는 이같은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우리와 공유하고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6.15 남북공동선언」에 찬성하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친북·반한’이라는 사실은 대통령께서 이 선언에 대한 지지를 표방하는 단체들의 인터넷 웹사이트를 들어가서 그들이 거기에 게재하고 있는 문건들과 정보자료들을 보시면 한 눈에 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6.15 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6·15 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등이 그러한 단체들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박인주 씨는 전임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라는 이름의 단체에 가담하여 이 단체의 ‘공동대표’ 및 ‘서울본부 상임대표’ 등의 요직을 담당했던 경력의 소지자입니다.


박인주 씨는 단순히 이들 직책을 맡았을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동한 기록도 남겨 놓았습니다. 그는 2005년6월15일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 남측 위원회」 발족식에서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 선출되었으며 다음 해인 2006년6월10일 서울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는 「6.15 남북공동선언 발표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는 선언문」을 그 자신이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박인주 씨는 그 밖의 ‘친북·반한’ 활동에도 적극 가담한 기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는 2004년에는 내용면에서 ‘친북·반한’ 세력들이 대한민국 정체성 파괴를 목적으로 벌인 ‘COREA 국호 개정운동’에 적극 참가했고 국제적 좌파 세력의 ‘반전·평화’라는 명분 아래 전개한 ‘이라크 전쟁 파병 반대’ 운동에도 적극 참가했었습니다.


이 같은 경력으로 미루어 본다면, 혹시 최근 박인주 씨의 정치적 신념에 변화가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대한민국보다는 북한의 편에 서서 남북관계를 재단(裁斷)하는 입장에 섰던 인물임이 분명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실은 박인주 씨가 1988년 13대 국회에서의 초선 의원 시절 김덕룡(金德龍) 씨의 지구당 사무총장을 지낸 김 씨의 측근 인물이라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금 대통령의 ‘국민통합특별보좌관’의 직함을 지니고 있는 김덕룡 씨는 동시에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약칭 ‘민화협’)의 상임의장입니다.


그런데 ‘민화협’은 남북관계에 관하여 대한민국의 입장을 헐뜯고 북한의 입장을 비호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추진하는 대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하는 데 영일(寧日)이 없는 시민단체라는 사실을 대통령께서 아시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단체의 전 대표상임의장이고 현재는 상임고문 중의 한 사람인 정세현(丁世鉉) 전 통일부장관은 심지어 최근의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정부의 천안함 외교를 가리켜 ‘자살행위'(自殺行爲)로 몰아붙이고 있는 정도입니다.


우리는 이 정부에서 어떻게 현직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이 ‘친북·좌경’ 성향의 반정부 단체임이 분명한 민화협 상임의장 직을 겸직하는 것이 허용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박인주 씨는 그 같은 김덕룡 씨의 측근 인물인 것입니다.


대통령님, 이해하시겠습니까? 지금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사람을 대통령의 ‘사회통합수석비서관’으로 임명하려 하시는 것입니다. 이 같은 엉뚱한 인사에 대하여 정신상태가 똑바른 이 나라 사람이라면 그 부당성을 지적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도대체 대통령께서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같이 무리한 인사를 단행하려 하시는 것입니까? 대통령께서 생각하시는 ‘사회통합’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언론보도에 의하면, 청와대는 지금 7명의 ‘원로’들이 박인주 씨를 ‘추천’했다는 것을 내세워 박인주 씨의 내정을 합리화시키는 언론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박인주 씨를 ‘추천’하는 이유가 상식적으로 결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보도에 의하면, 이 분들의 ‘추천’ 이유는 “시민사회와 격의 없는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님, 도대체 이 같은 어불성설의 추천 이유를 대통령께서는 수용하시는 것입니까? 이 분들이 말하는 ‘시민사회’란 과연 누구를 가지고 말하는 것입니까? 아마도 박인주 씨가 대통령의 ‘사회통합’ 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된다면 그는 그와 함께 「6.15 남북공동선언」의 ‘실천’을 주장하던 친북·좌파 세력과의 ‘소통’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6.15 남북공동선언」을 위헌적인 불법 문건으로 단정하여 이의 폐기를 주장하는 보수·애국 진영의 어느 누구를 상대로 그가 ‘소통’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박인주 씨의 임명을 강행하실 경우, 그 순간 대한민국의 모든 보수·애국 세력은 일치단결하여 박인주 씨를 기피인물(忌避人物 ,persona non grata)로 선언하여 그와의 일체의 ‘소통’을 거부하리라는 것을 인식하셔야 할 것입니다.


만약, 사태가 그 지경에 이른다면, 대통령께서 박인주 씨의 ‘사회통합 수석비서관’ 임명을 강행하심으로 해서 얻는 소득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는 과연 대통령께서 진정 원하는 것이 ‘시민사회’와의 ‘소통’과 ‘통합’이라면 신설되는 ‘사회통합 수석비서관’의 임명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남북 대결과 대한민국 내에서의 이념 갈등의 구도 속에서 대통령께서 청와대에 ‘사회통합 수석비서관’ 제도를 설치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도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회통합 수석비서관’의 임명은 반드시 ‘진지이론'(陣地理論)에 입각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람시의 ‘진지이론’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시민사회와의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통합’을 도모하려 한다면, 대통령께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선 엄격한 ‘피아식별'(彼我識別)을 통하여 ‘우군’과 ‘적군’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우군’ 세력으로 든든한 ‘진지’를 구축한 뒤 이를 기지로 하여 ‘적군’을 상대하는 공격전과 방어전을 운영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같은 ‘우군’과 ‘적군’ 사이에는 중간지대라는 회색지대가 존재하고 ‘우군’과 ‘적군’ 사이에 시시비비를 표방하는 기회주의적인 중도세력이 있어서 이들 중도세력을 회유하고 설득하여 그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도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중도세력을 포섭하고 또 이들과 제휴하는 노력은 어디까지나 ‘우군’ 세력의 단합된 힘을 먼저 확보하여 강력한 ‘진지’를 구축한 뒤 이 ‘진지’를 기지로 하여 ‘진지’ 밖 중간지대의 중도세력을 회유·포섭하는 수순이 되어야 하지, 그와는 반대로 조강지처에 해당하는 ‘우군’ 세력은 토사구팽(兎死狗烹)시킨 뒤 중도세력을 앞세워 중간지대에 새로운 ‘진지’를 설영(設營)하고 오히려 ‘우군’ 세력더러 그 새 ‘진지’로 합류하라고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렇게 싸우는 전쟁이나 정치는 백전백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 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박인주 씨의 ‘사회통합 수석비서관’ 임명의 경우는 그야말로 여기에 해당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입니다.


대통령님, 결론적으로 우리의 생각은 청와대 ‘사회통합수석비서관’만큼은 보수·애국 진영의 인사로 중도 내지 좌파에서도 받아들일 만한 인물을 발탁하거나, 아니면 중도 진영 인사이더라도 보수·애국 세력과의 사전협의를 통하여 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사이냐의 여부를 확인하여 인선을 하는 것이 옳다는 것입니다.


특히 6.2 지방선거 패전의 와중에서 7.28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정권 재창출 여부를 판가름할 양대선거가 2년여 앞으로 박두한 시점에서 정부·여당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은 우선 이 나라 보수·애국 세력으로 하여금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박인주 씨를 ‘사회통합수석비서관’으로 내정한 조치에 대해서는 반드시 재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건의드려 마지 않습니다. 대통령님의 이해와 선처를 거듭 요청드립니다.


무더위 속에서 건강하신 가운데 국정을 현명하게 이끌어 주시도록 하느님의 은총이 있으시기를 빌면서 이만 줄입니다. 여불비례(餘不備禮).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