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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 동해에서 조업 도중 북한 경비병에 의해 납치됐던 김모(61)씨가 30년 만에 귀환했다.
<납북자가족모임>(대표 최성룡)은 14일 “중국 내 한국 영사관에서 보호받고 있던 김씨가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DailyNK’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최 대표는 “김씨는 현재 관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곧 어머님과의 만남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97년 김씨가 중국 보따리상을 통해 편지를 전한 이후 전화와 서신으로만 안부를 확인했던 두 모자가 30년 만에 재회하게 된 것이다.
김씨는 지난 3월 말 탈북, 납북자 지원단체의 도움으로 선양(瀋陽) 주재 한국 영사관에 진입했지만, 남북에 흩어진 가족들 사이에 고민을 거듭해왔었다.
▲ 지난 4월 SBS를 통해 공개된 납북 어부 김씨의 사진(모자이크 처리) |
김씨는 1970년대 후반 결혼 해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두고 있으며, 이들은 지금도 북한에 남아있다.
최 대표는 “김 씨는 한국에 와서 잘 사는 것을 바라기보다는 그리운 부모형제가 보고 싶고, 고향산천에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며 “그렇지만 나 혼자 잘살겠다고 북한의 혈육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없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대표는 김씨가 한국으로 와야만 한다고 적극적으로 설득했고, 어머니도 아들의 귀환을 절실히 바랬다. 결국 김씨도 마음을 굳혀 한ㆍ 중 외교당국간의 송환협상 끝에 이번에 입국하게 된 것이다.
강원도 강릉 태생인 김씨는 월남전 초기인 66년 사병으로 파병돼, 2년간 근무하고 돌아온 전력도 있다.
김씨는 70년대 중반 동해 오징어잡이에 나섰다가 북한 경비정에 납치돼, 20여명의 동료 선원들과 함께 평양 부근의 닭 농장에 거주했다.
현재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납북억류자는 총 486명이고, 김씨도 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이로써 한국으로 귀환한 납북어부는 이재근(2000), 진정팔(2001), 김병도(2003)씨를 포함, 4명으로 늘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