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41일 만에 공개석상에 지팡이를 짚은 채 모습을 드러내면서 신변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과시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김정은이 최근 완공된 평양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 지도했다며 왼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 소개했다. 또 김정은이 환하게 웃으며 현지 지도하는 모습과 이날 주택 지구에 입주할 과학자들과 찍은 기념사진도 게재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3일 모란봉악단 신작 음악회 관람 이후 41일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갖가지 소문이 난무했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說)은 지난 7월 8일 김일성 사망 20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처음으로 다리를 저는 모습을 보이면서 처음 제기됐다. 이후 김정은이 40여 일 넘게 두문불출하자 건강 이상을 넘어 ‘감금설’, ‘뇌사상태설’, ‘쿠데타설’ 등 갖은 억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은이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지팡이를 짚은 채 서둘러 모습을 드러낸 것도 이 같은 각종 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북한 최고지도자가 지팡이 등과 같은 것에 의지해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던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또 예전과 달리 외부 정보가 북한 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주민들 사이에 불거진 불안감을 해소하고,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예정보다 일찍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데일리NK는 주민들 속에서 “김정은이 왼쪽 발목을 수술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김정은이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40여 일 만의 공개 활동 장소로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선택한 것은 ‘친(親) 인민적’ 행보를 보여 내부결속을 꾀하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시사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자기가 직접 (건설을) 발의하고 만족스럽게 성과를 나타낼 정도가 됐기 때문에 그곳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통풍 ▲발목 부상 ▲족저근막염 등 3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사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풍이 심해질 경우 심장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이나 김정일도 심근경색을 겪은 가족사가 있기 때문에 정부도 예의주시해왔다.
또 김정은이 발목 부상이 맞을 경우 그 원인으로 ‘농구를 하다가 다쳤다’거나 ‘장성들을 데리고 군사훈련을 하던 중 시범을 보이다가 다쳤다’는 등의 관측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김정은이 양쪽 다리를 절룩거렸기 때문에 두 다리 모두 치료받은 것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