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에 드러난 농축수산 분야 자신감과 한계점

북한 당국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육성 연설 방송을 통하여 신년사를 대내외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북한의 새해 첫 번째 공식 문건인 신년사를 통하여 북한 당국의 지난해 평가와 당해 년도의 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대남 전략 및 대외 정책 등에 관한 방향을 엿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김정은 시대의 농축수산분야를 중심으로 한 신년사를 분석하여 북한의 식량과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과 그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 지난해 성과

김정은은 2013년 신년사에서 전반적으로 지난 해 성과를 간단히 언급했다. 이는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등극한 이후 대내외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2012년 6월과 8월 사이에 발생한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이재민 30만 명과 농경지 침수·매몰·유실이 12.3만 정보(약 12만 ha)로 피해가 크게 발생하여 2013년 신년도 평가에 있어서 어려운 농업 상황을 생략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은은 2015년까지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사용하다가 2016년부터는‘건설’,‘돌파’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2014년 북한 당국이 취한 5.30 조치와 같은 경제정책이 2015년과 2016년에 작은 성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2016년도 북한의 곡물 총 생산량은 481만 톤으로 2015년과 비교하여 약 31만 톤으로 7% 증가했고, 34년 만에 개최한 조선농업근로자동맹 대회에서 주체농법의 우수성을 선전하면서 농축산부문에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곡물 총생산량 추이는 2014년도 480만 톤, 2015년도 450만 톤, 2016년도 481만 톤으로 변동 폭이 크지 않으며 2016년도에 곡물 총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2017년 농축수산 부문의 신년사에서 지난해 성과를 구체적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대북경제 제재 속에서도 대내외적으로 체제를 결속시키기 위한 한 방안으로 분석된다.
 
□ 당해연도 농업정책 추진목표

2013년 이후 김정은은 농축수산과 관련하여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국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신년사에서는 예년과 달리 ‘과학농사 열풍을 일으켜 다수확운동’을 펼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과거 추상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과는 달리 2017년에 ‘과학농사’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은 농업부문에서의 당의 요구를 관철할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언급한 ‘과학농사’는 기본적으로 농업혁명의 방침을 크게 7가지로 기준하고 있는데 ①주체농법 관철 ②이모작 보급 ③종자혁명 ④유기질비료 이용 ⑤ 토지정리 추진 ⑥ 수리화 추진 ⑦ 기계화 추진 등이다.

하지만 북한의 농업생산기반시설은 노후화되었고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 농업생산성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과학농사’를 통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농업부문

2014년과 2015년 북한 당국은 신년사에서 농업생산기반시설 관련 내용을 주로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은 식량 증산을 위하여 냉습지 4만여 ha를 개량하고, 황해남도 간석지건설연합기업소가 용매도 간석지 중간방조제를 완공하면서 농경지 면적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 농경지 면적을 확대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이후 북한 신년사는 농업부문에서의 발전과 성과를 언급하며 ‘온실남새(채소)와 버섯재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3년 7월 16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군부대에서 버섯공장을 먼저 건설하도록 지시하고, 2013년 6월부터 완공된 버섯공장에 대한 시찰한 바 있다. 버섯 재배에 몰입하는 이유는 단백질이 풍부해 북한 주민의 식생활과 영양상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당국이 온실이라는 농업시설을 통해 버섯을 4계절 내내 연중 생산이 가능한 농작물이기 때문에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축산부문

김정은은 강원도 세포지구 축산기지와 평안북도 청천강계단식 발전소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이중에서 강원도 세포지구 축산기지는 2014년부터 공사가 진행되어 2016년 완공되었다. 2017년 신년사에서 북한은 ‘세포지구 축산기지의 정상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며 과일과 버섯, 남새생산을 늘여’주민의 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당국은 강원도 고산군에 있는 고산과수종합농장과 세포지구 축산기지를 연계하여 종합농축산관광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선보인 바 있다. 북한 당국이 축산기지개발에 적극적인 것은 농업과 축산을 연계한 고리순환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최근 북한 당국은 세포지구 축산기지를 강조하면서 ‘애국풀 심기’와 ‘단미양 기르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축산업에 활용되는 짐승 먹이풀(애국풀)은 매년 4~6회 수확이 가능하며 토지보호 효과가 높아 강하천 주변, 산 경사지 등에 심을 수 있다. 북한이 ‘단미양 기르기’와 관련하여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 대대적으로 전하는 것은 생산성이 높으며 북한 주민의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단백질의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2015년 신년사에서 농산, 축산, 수산 등의 3개 축을 내세운 바 있으나 지속적인 노력동원만으로 과업을 달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 북한에서는 농업과 축산이 선순환적으로 연계되어 작동되는 고리순환형 체계가 완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북한 당국이 2016년 강원도 세포지구 축산기지를 완공했고 2017년 신년사에서 ‘세포지구 축산기지의 정상운영을 위한 대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 수산부문

2013년 12월 김정은은 평양에서 수산부문 열성자회의를 열어 어업 증대를 강조한 바 있으며, 2014년 새해 첫 번째 공식행사로 제534군부대 수산물 냉동시설을 방문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은 ‘황금해’ ‘사회주의 바다향기’ ‘이채어경’ 등의 구호를 기치로 수산업 부문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2017년 신년사에서도 북한 당국은 농축수산 부문 중에서 수산에서의 내용이 가장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해안지구에 종합적인 어구생산기지를 구축하겠다’면서 수산업 발전을 위한 현대화된 공장 건설 계획을 대내외적으로 선포하였다. 2015년부터 김정은은 ‘5월9일메기공장’ ‘평양메기공장’ ‘삼천메기공장’등을 적극적으로 현지지도하였고 2017년 신년사에서 ‘양어양식의 확대’를 언급한 것은 양식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에서 메기는 번식력이 왕성해 생산성이 높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북한 주민의 영양을 보충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에 주요 양식 어종으로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김정은 시대에서 북한 당국은 ‘자력자강’을 기치로 쉽게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산업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사점

김정은의 신년사를 통해 본 농축수산 분야는 정권 초기 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먹거리 문제 해결이 제일 중요한 과제이다.

북한의 농축수산에서 생산성향상과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본의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농정시책 추진에 필요했던 외부자본의 유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제사회와 한국의 농업지원은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시키고 농업생산을 단기적으로 증대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지만 북한은 스스로 농업의 재생산구조를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이러한 원인은 협동농장 등의 지원 방식 자체의 한계와 북한의 낮은 개혁·개방 수준에 있다고 평가된다. 북한은 1995년 이후 20년 이상 새로운 농정시책을 추진, 제도개선 및 농장의 농업지원 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변화를 꾀했지만 북한 농업은 개혁을 위한 노력 부진과 자본 부족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의 개혁·개방을 통해 외부의 대규모 자본 조달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북한은 개혁·개방을 체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요소로 간주하고 있고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투자리스크를 염두해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에 자본과 농업기술을 전수할 뿐만 아니라 시장생산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는 중소규모의 시범적 남북농업협력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협력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북한의 농업생산성 증대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수 있을 것이다.

2017년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을 맞이하고 있지만 남북농업지원개발협력에 대한 전략을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

※ 본 원고 내용은 정부나 공사의 공식견해 및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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