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차단됐는데… “北, 돌연 南상품 유입주도 밀수꾼 대대적 색출”

소식통 "2, 3년 단련형 처벌...강력 단속에도 한국산 상품 인기는 '여전'"

2019년 8월 촬영된 압록강 밀수 선박의 모습. 밀수품을 가득 싣고 신의주로 향하는 북한 선박. 배 위에 보이는 몇몇 여성들은 주방 담당으로 식사와 허드렛일을 한다고 한다.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에 빗장을 건 북한에서 돌연 한국산 상품 반입을 주도한 밀수꾼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에 “이달 초부터 보위부가 남조선(한국) 상품을 들여온 밀수꾼들을 추적하고 있다”며 “최근에 관련자들이 체포돼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과 맞대고 있는 신의주엔 당국이 국경을 폐쇄하기 전인 1월 말까지 비교적 활발하게 한국 상품들이 유입돼왔다.

또한 시장에서 화장품, 가전제품 등 한국 제품을 암암리에 매매할 수 있었다. 아울러 보위부의 단속도 뇌물로 무사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돌연 최근 보위부가 한국산 제품을 밀반입한 밀수꾼과 중간업자, 판매상 등 관련자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체포, 조사, 구형까지 대대적인 단속과 처벌에 나섰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조치에 밀수업자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소식통은 “몇 주 전에 잡힌 밀수꾼들은 각각 2, 3년씩 단련형을 받았다”면서 “이 때문에 밀수꾼들 모두 상당히 불안해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이 돌연 이 같은 조처를 한 원인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지난해 말 개최된 당 중앙위 전원회의 때 강조한 ‘반사회주의와의 투쟁’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즉, 한국산 제품 사용을 반사회주의로 규정, 이를 뿌리 뽑겠다는 의도다.

또한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도 한몫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김여정 동지의 남조선 비난 담화 발표에서 나타나듯 (남북의) 사이는 더 멀어졌다”면서 “그래서 위(당국)에서 단속을 더 심하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도 한국산 물품에 대한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에 밀수가 끊어져서 장마당에서 남조선 상품 가격이 상당히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 찾는 주민들이 아직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산 화장품은 질이 좋지 않아 돈주(신흥부유층)나 권력가들은 비싸도 남조선 화장품만 찾는다”면서 “보위부의 단속에 물건 구하기가 쉽지 않지만, 어떻게든 남조선 텔레비전(TV)나 냉동고(냉장고)를 사겠다는 간부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