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군사분계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검토

군당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북제재의 수단으로 지난 2004년 6월 이후 중단해온 군사분계선(MDL)인근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10일 “천안함 사건이 북한군의 소행으로 확인될 경우 대북 군사적 조치의 하나로 MDL에서의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가능성에 대비한 실무적 차원의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김태영 장관이 최근 “(대북방송에)어느 정도의 예산과 얼마간의 준비기간을 거쳐야 대북심리전을 재개할 수 있는지 준비기간과 예산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심리전의 핵심항목인 확성기 방송의 경우 정부의 결정이 이뤄진다면 2~3주 내에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게 된다면 북한 당국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 된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게 되면 북한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전선 부근에서 군복무 경험이 있는 탈북자 김철수(가명)씨도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 북한군이나 당국은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통해 북한군이나 주민들의 의식이 많이 변화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군인들이야 정신교육을 시키면 크게 걱정을 하지 않지만 일반 주민들이 방송에 노출되는 것은 상당히 꺼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북 방송은)외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외부소식을 들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된다”며 “군인들 사이에서 꺼리거나 지루해 하기보다는 방송의 내용을 즐기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비대칭 전력 중 하나인 만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북한군은 ‘합의 위반’이라며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전 연구위원은 “공식, 비공식 합의를 먼저 위반한 것은 북한”이라며 문제될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중단키로 합의했다. 군사분계선 지역의 양측에 수 십 개씩 설치된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