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난 10년간 한국에 불만…정권교체에 안도”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은 11일 “노무현 정권은 자주국방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국방보다는 자주에 무게가 실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1세기 ROTC 포럼’ 특강에서 “스스로 힘과 동맹을 적절히 조화시켜야 굳건한 국방이 이뤄지지 자주국방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외교력을 전투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지와 무모함은 국민에게 재산상 피해와 생명의 위협까지 겪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우리와 같이 강대국에 둘러싸인 전략적 요충지는 외교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권 전환과 관련,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미.일 합동작전의 토대를 제공하는 유엔사도 해체의 위험에 처하게 돼 미국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정 의원은 “안보의 가장 큰 목표는 전쟁을 막는 것이지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면서 “한미동맹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정 의원은 지난 1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한 뒤 “미국은 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의 정권교체에 대해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였다”며 “미국은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품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측 인사들은 사적인 자리에서 (한국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했는데 일종의 배신감이 배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인 대다수가 친북좌파적 사고의 늪에 빠져있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 집권세력은 대한민국을 기회주의자들이 세운 나라라고 정통성을 부정했다”면서 “정권교체에 실패했다면 우리의 정체성을 흐트러뜨리려는 시도가 계속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