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 김정은 정권을 과소평가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기조인 ‘전략적 인내’를 다시 돌아봐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NYT는 이날 “김정은 체제 출범 후 미국 정보기관들과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이제는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의 견제를 받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으나 오히려 김정은은 장성택 등을 처형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인 핵·미사일 개발 확대보다는 경제개혁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김정은은 핵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했고, 경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다음 번 큰 도전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미국 영토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처럼 김정은 체제를 과소평가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대북 전략인 ‘전략적 인내’가 현실에 압도당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를 지낸 에번스 리비어는 “지난 20년 간 우리의 정책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우리가 어떤 제재를 가하거나 무언가를 제공하더라도 그들이 이를 포기할 리는 없다는 것이 이제 확실하다”며 “우리는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급변사태를 가정한 한미 군당국의 대비계획인 ‘작계 5029’의 최신 개정판은 충돌 발생 시 북한이 선박이나 트럭 등을 이용해 조잡한 수준의 핵무기 공격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NYT는 특히 이 같은 북한 핵무기 개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압력과 사이버 공격 등에 집중하느라 북한 문제가 뒷전에 밀려난 상황이라는 점을 미 행정부 관리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아인혼 미국 전(前)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미 행정부는 의식적이든 암묵적이든 이란이 더욱 중요하며 무언가 이룰 수 있는 전망이 크다고 결정했다”면서 “이란과 이란의 오일머니를 압박할 수는 있지만 중국이 재정적 지원을 계속하는 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