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성대히 치르기 위해 수도 평양에서 군민(軍民) 참여 행사를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들은 이미 행사 연습에 돌입했고, 평양 시민들과 대학생들은 이달 중순부터 연습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8차 당 대회를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인 순간으로 만들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라는 중앙당의 포치가 내려진 상태”라며 “이에 따라 당 선전선동부가 중심이 돼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경축 군민대연환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 당국은 8차 당 대회에 즈음해 내부결속을 위한 대내용 행사로 중규모 사열식과 군중시위, 각종 야회와 무도회를 기획하고 있다.
중규모 사열식에는 지난 10월 10일 열병식에 참가했던 평양시 주둔 구분대 군인들과 군사대학, 군관학교 학생들이 동원되며, 평양시 군중시위에는 역시 당 창건일 행사에 참여했던 조직별 추천 인원과 기관기업소 종업원, 대학생들이 동원된다는 설명이다.
행사 준비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렴정근 당 선전선동부 행사부부장의 지휘 아래 각 담당 조직이 맡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사열식 준비는 10월 10일이 지난 뒤에도 해체되지 않고 유지돼 온 열병식 상무조(총참모부 작전국 작전훈련처)가 주관하고, 시내 행사는 8차 당대회 행사 상무조와 평양시 당위원회가 주관한다”고 말했다.
현재 행사 준비에 동원된 군인들은 평양 4·25여관에서 숙식하면서 하루 4시간씩 두 차례 연습에 나서고 있으며, 나머지 시간에는 무기장비 관리에 열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은 이미 열병식을 위해 수개월 연습한 터라 현재로서는 주로 당 선전선동부가 수정 제시한 행사 흐름에 맞추는 연습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사열식 준비에 동원된 군인들은 참가를 영광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들은 추운 날씨에 관통훈련을 하면서도 무기전투기술기재를 자신의 눈동자처럼 관리해 이번 당 8차 대회 행사를 원만히 높은 수준에서 보장해야 한다는 상부 지시에 기세 충만하게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평양 시민들과 대학생들은 아직 행사 연습에 동원되지 않고 대기 중에 있으며, 오는 18일부터 각 구역에 마련된 공터에서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대학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방문 학습으로 겨우 진도를 나가고 있는 형편인데 이달 중순부터는 또 행사 연습에 동원돼야 한다면서 학생인지 행사보장조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북한 당국은 행사 연습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등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0월 10일 당 창건일 때처럼 행사 당일에는 마스크를 끼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으나, 연습 기간에는 내내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또 행사 연습에 동원된 인원을 대상으로 매일 5회 발열 상태를 체크하고, 3인 1조로 서로를 감시하는 체계를 도입해 기침 등 이상증세 발견 시 신속하게 행사 상무조에 보고하도록 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북한 당국은 행사 연습에 동원된 이들로 인해 출퇴근 노선버스에 사람들이 밀집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양시 여객운수사업소에 행사 준비 인원들을 위한 전용 버스를 마련해 이송을 전적으로 보장하게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소식통은 “첫째도 둘째도 방역 안일 해이 금물을 외치고 있다”며 “연습에 앞서 조직별로 두 가지 내용으로 사상교양을 하는데, 하나는 8차 당 대회 행사에 참가하는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추위를 사상적으로 이겨내 성과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번 행사 보장에서 자기 건강은 자기가 철저히 지키고 방역 규정을 준수해 한 명의 낙오자도 생겨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