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代세습’ 놓고 경향신문 vs 민노당 설전



경향신문이 사설을 통해 북한 3대(代) 세습에 대한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의 무비판적 태도를 지적하자, 민노당은 이에 ‘절독’ 통지로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지난 1일 ‘민노당은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란 제하의 사설에서 “민노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3대 세습을 공식화한 당대표자회가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해할 수 없다. 여전히 3대 세습 정권에 희망을 걸어볼 여지가 있다는 뜻인가”라고 지적했었다.



사설은 “(민노당은) 북한의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는 주장도 했다. 3대 세습을 비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같이 들린다. 그러나 북한의 문제는 곧 남한의 문제요, 한반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의 3대 세습은 민주주의는 물론 사회주의와도 아무런 인연이 없다”며 “북한의 가족통치는 사회주의 이념을 배반하고, 사회주의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 누가 21세기 한반도 북쪽에 왕조의 탄생을 바랐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민노당은 북한 체제를 비호하고, 나아가 상부로 간주한다는 비판에 부딪혀 분당이라는 아픔까지 겪은 바 있다”면서 “그 때문인지 분당 이후 민노당은 북한 두둔으로 오해할 수 있는 언행을 자제했고, 그것은 반성의 의미로도 받아들여졌다”며 아쉬워 했다.



그런데 “3대 세습이라는 명명백백하고 중요한 사안을 두고는 비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말았다. 실망스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사설은 “민노당은 조직된 진보정치 세력으로서는 가장 크며, 그 때문에 진보적 대표성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이라며 “민노당이 진보적 가치를 올바로 내세우느냐가 진보세력 전체의 신뢰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밝혔다.



사설은 “진보는 동시대의 모순을 올바로 이해해야 하며, 항상 눈을 부릅뜨고 시대의 최전선을 지켜야 한다. 북한의 3대 세습 때문에 한국 진보가 다시 몰락해서는 안 된다”며 “민노당이 입장을 바꿔 진보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측이 북한 3대세습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태도를 비판한 경향신문을 상대로 보낸 절독 통지문/ <사진=경향신문>

이에 대해 민노당 울산시당(김창현 위원장)은 4일 경향신문 영남본부장 앞으로 보낸 절독 통지문을 통해 “경향신문은 이 사설을 내면서 민노당에게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할 것을 종용하고, 이를 비판하지 않는다고 하여 북한 추종세력, 종북의 딱지를 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울산시당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는다고 하여 ‘북한 추종세력’으로 단정 짓고, 자신의 잣대를 상대방을 규정하고 그 잣대에 어긋난다고 하여 ‘종북’이나 ‘냉전 잔재’니 딱지를 붙여, 언론사의 공식 논평으로 게재한 경향신문에 대하여 우리 시당은 강력한 문제제기를 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당은 경향신문을 구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전당적으로 절독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민노당 부설 정책연구소 새세상연구소 박경순 부소장은 경향신문 사설을 두고 비이성적 행태라며 비판했다.



박 부소장은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의 분석과 전망’이란 제목의 글에서 “경향신문에서는 사설까지 내고 김정은의 군사위 부위원장 선출을 비판하지 않은 민노당을 공격했다”며 “사실 언론들의 이러한 행태는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순히 아들이 후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 한가지의 논리만을 절대화하고, 그것을 절대화하지 않는 모든 행위들을 친북, 종북으로 몰아가는 것이 도대체 이성적 접근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부소장은 “이러한 비이성적 행태가 이번 북한 대표자회를 차분히 분석 평가하고,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협력, 남북 통일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대한 올바른 대응 방향을 찾는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정은 선출 과정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나름대로 독특한 후계자론을 갖고 있다. 북한의 정치이론과 북한 체제 옹호이론으로서 후계자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험을 놓고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의 동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체제 인정과 존중의 원칙이란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견지하는 조건에서 그것을 뛰어넘어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 이념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것”이라며 “내정 불간섭의 원칙에 기초해서 대화와 협력노선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민노당의 주장에 대해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7일 경향신문 홈페이지 경향닷컴 ‘오피니언 X’에 반론을 올렸다.



특히 ‘북한 후계론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동의 획득’ 주장에 대해 “북한 사람은 우리와 달리, 봉건적 통치 체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에 대한 대단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기 지도자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세습을 당연시 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이니, 보편적 기준으로 평가해서 안 된다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위원은 또 “내정간섭 배제 논리는 국가의 권위는 절대적이어서 그 국가가 시민과 어떤 관계를 맺든, 국가가 시민들을 어떻게 학대하든 외부세계는 절대 개입할 수 없다는 논리이자 국가 주권을 절대시 하는 위험한 사고”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 시민에 대한 비인간적 행위, 비인도주의적 행태, 반인권적 국가에 대해 누구나 어떤 외부인이든 인간이라는 자격으로, 인류라는 동류의식으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비판하고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노동당은 미국의 부시정권, 일본의 자민당 정권, 이스라엘 정권에 대해 인권과 민주주의 혹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내걸고 내정간섭을 하지 않았는지 한번 자료를 검토해 보시기 바란다”고 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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