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주박물관 금불상 등 수십점 털려”














▲ 조선중앙텔리비젼에 소개된 박물관ⓒ연합
황해남도 해주에 있는 해주역사박물관에 11일 외부인이 침입해 금불상과 고려자기 등 역사유물 수십점을 훔쳐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고 북한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내부 소식통은 16일 “11일 저녁 해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금불상과 고려자기가 털렸다. 도난당한 불상이나 골동품들이 진품인지 모조품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국경경비대에 특별 감시 명령이 내려지고, 보위부까지 동원된 것을 볼 때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주역사박물관은 1949년 개관해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박물관은 이 지역에서 수집된 고려자기나 금불상 등의 유물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곳은 평양에 있는 중앙역사박물관과 개성박물관, 사리원박물관, 청진박물관과 함께 북한의 5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소식통은 “유물을 훔친 범인이 범행 당일 황해도를 벗어났다면 당장 잡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수일 내에 잡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신의주 국경까지 밀수 루트를 잘 감시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면서 “역사 유물을 외국으로 밀반출 시키는 사건은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라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90년대 식량난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군부나 보안서 간부까지 가담해 문화유적과 유물을 도난 또는 도굴한 사건이 빈발했다. 고려시대 유물이 많은 개성은 도시 전체가 만신창이가 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3~4년 동안 유적지나 유물이 바닥을 보이고 당국이 도굴꾼과 밀반출 업자들을 나라의 보물을 팔아먹는 자들이라며 극형에 처하면서 점차 수그러드는 추세다.

“조선혁명박물관 소장 일본도까지 꺼내려 해”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이 도난당하는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모조품이 외국으로 팔려나가 북한 당국에 항의가 들어와 관련자들이 처벌을 받는 사례도 줄을 잇고 있다.

골동품 장사 경험이 있는 한 탈북자는 “1993년 서산대사 초상화가 빼돌려져 홍콩으로 팔려갔는데 가짜로 밝혀져 북한으로 되돌아와 관련자들이 처벌받은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귀중한 유물은 평양으로 올려보내 중앙역사박물관에 전시하거나 따로 보관하게 하고, 만수대창작사가 모조품을 만들어 지방으로 내려보내거나 평양에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사람들이 천황의 인감이 새겨진 닛본도(日本刀)를 1만 달러에 산다고 해서 조선혁명박물관에 소장된 것까지 꺼내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도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해서 골동을 들고 발이 닳도록 다녔지만, 대부분 만수대창작사에서 만든 모조품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북한 내 왕릉 주변에 있는 돌비석을 전문적으로 밀매하던 조직이 당국의 수사 끝에 발각돼 22명이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돌비석은 최소 500kg에서 많게는 2-3톤이 넘어가 운반이 까다롭지만, 일단 중국으로 몰래 빠져 나오면 골동품 업자들에게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북한 당국은 이 사건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중국 당국에 공조수사를 요구해 중국 단둥시 한 창고에 보관중이던 돌비석을 환수했다. 당시 중국 골동품 업자들에게는 고액의 벌금이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돌비석 밀수출을 지휘했던 현직 보위지도원은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