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최근 당(黨) 중앙위 전원회의 참석 대상자들에게 평양 소집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주말께 전원회의를 직접 주재, 핵심 간부들에게 이른바 ‘새로운 길’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지난 18일 군 관련 전원회의 참가자들에 ‘평양 인민무력성 장령 귀빈초대소로 20일 오전까지 도착’ 지시가 하달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인민무력성 장령 귀빈초대소는 평양시 서성구역 장산동에 있고, 예전에도 군 관련 전원회의 참가자들은 여기서 묵곤 했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는 이달 둘째 주에 하달된 것과는 결이 다르다. 당시엔 “본래 업무를 진행하면서 대기”를 지시했었다고 한다. 즉, 상시 대기를 시사했다가 이번엔 소집 명령을 내린 셈이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21일이나 22일에 당 중앙위 전원회의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조선(북한)에서 일요일은 공작(工作)일이 아닌 휴일인데, 휴일에 책임 간부들이 다 모여서 중대한 회의를 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에게는 ‘불면불휴(不眠不休)의 영도자’, 일군(일꾼)에게는 ‘엄격한 영도자’라는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군 관련 인원들이 대거 소집됐다는 점에서 위(당국)에서 군수 분야에 집중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보다 유연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 11일 북한 내부적으로는 전원회의에서 천명할 ‘새로운 길’과 관련해 이미 두 가지 노선이 마련된 상태라고 보도한 바 있다. 향후 미국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전략이 노선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내부선 이미 ‘새로운 길’ 마련…美 태도변화에 선택 달렸다”)
소식통은 “경제강국, 강성대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는 분명한 만큼 어찌됐든 경제활성화 방안은 제시될 것”이라면서 “또한 미국과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 밖으로는 ‘유화 정책’을 공식화하고 내부로는 ‘핵무력 강화’를 지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는 ‘보안’ 유지가 사활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감추고 싶은 ‘회의 뒷이야기’가 외부로 퍼져 나갈 경우 본인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보위성에서는 연선지역에서 활동 중인 10국(전파탐지국) 파장장애팀 인원과 장비를 대폭 늘렸다”면서 “어떻게든 내부 소식이 외부로 유출되는 걸 막아보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