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농전투’ 강조 3가지 이유

▲ 모내기를 하고 있는 북한 농민들 (사진: 연합)

최근 북한은 농사와 선군정치를 연결하는 선전을 부쩍 늘이고 있다.

<노동신문> 6월 20일자는 ‘일심단결의 힘’ 제하의 정론에서 “농사일로 다져진 일심단결로 침략자들과의 대결에서 승리 하자”며 농사와 선군정치를 주장했다.

요약

– 조국 방선을 지켜 섰던 인민군대가 천리행군으로 달려가 포전에 진을 쳤고 중앙과 지방의 일군들 그리고 공장, 기업소의 노동계급과 가두 인민반원들에 이르기까지 나라의 모든 단위, 모든 초소의 공민들이 앞을 다투어 주공전선에 진출하였다.

– 다른 것은 다 참을 수 있어도 배고픈 것과는 타협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영농전투는 결코 먹는 문제해결을 위한 결사전만이 아니다.

-영농전투에서 발휘된 힘이 이렇듯 대단하고 무궁무진 할진대 만약 침략자들에 의하여 이 땅에 전쟁의 포성이 울부짖는다면 그 힘이 어떤 무서운 힘으로 총폭발 되리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명명백백하다.

해설

<노동신문>의 글을 보면 올해 북한의 먹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다른 것은 다 참을 수 있어도 배고픈 것과는 타협할 수 없다’는 김일성의 교시가 재등장한 것은 올해 식량이 아주 긴박하다는 객관적 증명이다.

북한이 특별히 농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된다.

체제유지 관건은 민심안정, 주민결속

첫째, 김정일은 체제유지를 위해 10여년 이상 민생을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을 해왔다. 그 결과 핵 보유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많다. 핵무기를 얻은 대신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굶어 죽었고, 이 때문에 민심이 급격히 나빠졌다. 김정일이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인민들이 자기 곁을 떠나는 것이다.

10년 넘게 기아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김정일이 제 아버지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올 농사가 안돼 다시 기근사태로 번질 경우, 김정일은 정치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인민들이 한번은 속아 넘어갔지만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김정일은 남한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더 큰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핵을 매개로 벌이는 게임이다. 향후 북핵문제로 인해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이 중단될 것에 대비하여 여유를 갖고 미국과 맞서 보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기자가 북한에 있을 때도 북한 당국은 ‘먹을 것만 있으면, 미국놈과의 싸움에서 문제될 게 없다’며 농사에 역점을 두곤 했다. 대북 압박이 가속화 될 경우 북한은 장기간 버틸 여력이 없다. 농사를 기본으로 미리 준비해두자는 의미다.

셋째, 내부결속을 다지기 위한 선전 캠페인이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을 농사에 반강제적으로 동원시키고 그것을 ‘자발적인 행동’으로, ‘애국주의 행동’으로 미화해서 해이하게 된 민심을 하나로 집중시키려는 것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