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아프리카돼지열병 재차 확산… “황북, 평안도 피해 심각”

대동강돼지공장
대동강돼지공장. / 사진=조선의오늘 핀터레스트 캡처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차 확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북한) 전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어 수의 방역 기관이 비상이다”면서 “특히, 황해북도, 평안남도, 평안북도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주로 개인 부업 축산업자들과 협동농장 종축(축산) 작업반들에서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해 돼지가 남아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들이 유산하고 있어 양돈업자들이 자돈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유산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시 북한은 자강도 우시군에 있는 북상 협동농장에서 ASF가 발생해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하고, 북한 당국이 22마리를 살처분했다고 OIE에 보고했다.

이후 북한은 추가 발병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당국이 잇달아 ‘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지침’을 내리고 있어 발병이 여전히 진행 중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 3월에 각각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철저히 막자’, ‘축산에서는 방역이자 곧 생산’이라는 글을 통해 주민들에게 가축 질병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ASF가 상당히 펴졌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북중 국경검역이 허술하고 야생멧돼지가 쉽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환경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남북 접경 지역에서도 지금까지 약 550여 마리의 멧돼지가 ASF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북중 국경에서도 상당한 수의 감염 멧돼지가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축산 및 도축 시스템 미비와 행정력 부재 때문에 북한에 ASF가 토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식통은 “당 정책으로 개인 부업 축산이 장려돼 전국에 약 250만 가구가 1~3마리의 돼지를 키운다”면서 “돼지에 남은 음식물(잔반) 급여(사료)가 일반적이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배합사료를 공급할 여력이 부족하고 주민들은 이를 살 여력이 없어 잔반을 사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잔반 사육은 ASF의 주요 전파 경로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소식통은 “집주변, 마을 우물, 강, 하천, 해안가에서 무질서하게 도축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병에 걸린 돼지는 고기와 내장은 물론 혈액까지 버리지 않고 요리해 먹고 시장에서 유통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이 도살 또는 판매 용 돼지의 경우 철저한 수의학적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며 수의검사증이 없는 돼지고기와 축산물을 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