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세관원들 체면도 버리고 뇌물 타령”

▲ 중국에서 북한의 남양세관으로 들어가는 중국 트럭 ⓒ데일리NK

지난해 핵실험으로 주춤했던 북중 무역이 미북 해빙무드를 타고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북한 세관원들의 비리와 잦은 보직 교체가 무역업자들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인 무역업자들은 하루에 한번 혹은 며칠에 한번 씩 북한을 드나든다. 최근 북한을 다녀 온 북중 무역업자 한철룡(가명·42)씨는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고민에 쌓인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한 씨는 지린(吉林)에 살고 있는 조선족으로 북중 무역을 시작한지 4년째다. 그는 2.5톤 트럭을 이용해 북한산 해산물과 약초를 비롯한 농수산물을 중국으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그는 “요즘 북한 세관원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 장사할 생각이 없다”며 “그 사람(세관원)들은 얼굴에 철판을 씌웠는지 체면이고 뭐고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관원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부탁을 하니 수첩에 적어 놓지 않으면 기억하기도 힘들다”며 “술, 담배는 물론이고 식료품, 과일, 약품과 전자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물품을 요구 한다”고 말했다.

한 씨와 동행하고 있는 또 다른 무역업자 김찬주(가명) 씨도 “심지어 어떤 세관원은 집수리하는데 필요한 시멘트, 철근, 창틀, 창문, 못 같은 주택자재까지 요구해온다”고 말했다.

뇌물 받은 세관원들이 어떤 특혜라도 주느냐는 질문을 받고, “특혜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금을 낮추어 주거나 통관이 안되는 물건도 눈감아 준다”고 말했다.

그는 “속담에 ‘먹은 소가 똥도 눈다’고 했는데 뇌물 먹은 세관원들이 딱딱하게 검사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들 덕분에 장사가 잘 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세관원들의 요구수준이 자꾸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골치 아픈 문제는 그것 뿐 아니라다. 그렇게 공들여 사귄 세관원들이 오래 있지 못하고 자주 교체돼 손해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좀 친해져 허물 없는 사이가 되면 어느 순간 교체돼 새로운 사람들과 상대해야 한다”며 “이왕에 주는 뇌물이니 친분이 있는 세관원이 그냥 하는 것이 좋은데, 자주 교체되기 때문에 새로 온 세관원들과 친해지려면 돈과 시간이 두 배로 든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세관원은 최고의 알토란 직업으로 꼽히고 있다. 그들은 일반 직장인이 아닌 군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일한다. 세관원들 중 일부는 국가보위부 소속으로 직접 통제를 받는다.

이들은 세관원으로 현직에서 일할 때 최대한 많은 재산을 축적해 노후대비와 자식들의 뒤를 봐주려는 욕심을 가지고 있다. 뇌물이 만연한 북한 사회 중에서도 세관원은 최고 노른자 자리로 통한다. 때문에 현직에서 근무할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국인 무역업자나 친척방문자들의 돈 주머니를 털어내고 있다.

북한 당국도 세관원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하고 강화하고 있지만 부패구조가 워낙 뿌리 깊게 형성돼있고, 중국인들을 뜯어 먹는다는 생각에 죄의식도 없어 근절이 힘들다. 이들의 비리는 단절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는 상태다.

북한 당국도 세관원들의 비리로 투서가 접수되거나 말이 많아지면 당사자에게 경고나 책벌을 준다. 비리 세관원들을 처리할 때는 근무 조건이 열악한 세관으로 좌천시키거나 심한 경우 철직 제대시킨다.

최근에는 북한 당국도 문제의식을 절감하고 세관원들의 비리 척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방편으로 세관원들이 한 곳에 오래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한 씨는 “세관원들도 그렇게 하지 않으며 먹고 살기 힘든 세상이 조선이다”면서 “조선 세관원들의 요구가 시간이 갈수록 높아져 감당하기 어렵지만, 장사를 위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