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상방역사업 강화’ 강연… “못 지키면 파국적 재난 초래”

[해설담화자료 입수] 위생선전-검병검진-소독사업 강화 제시..."책임성·헌신성 발휘해야"

광명성절_위생방역사업
북한이 김정일 생일을 맞아 발간한 비상방역사업 관련 해설담화자료.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제공

북한 당국이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방역사업 강화에 대한 주민 강연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시도 긴장상태를 늦추지 말라고 강조했다는 것으로, 민족 최대 명절에 특히 이상 현상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북한식(式) 선전‧선동 방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지난 15일 청진시와 회령시를 비롯한 도 안의 공장기업소와 인민반들에서 강연회가 진행됐다”면서 “강연회 제목은 ‘비상방역사업을 강화하여 광명성절을 뜻깊게 맞이하자’였다”고 전했다.

소식통을 통해 확보한 해설담화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위생선전사업, 검병검진사업, 소독사업 등 총 3가지로 나눠 비상방역사업 활동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위생선전사업은 “제정된 비상방역 규정 자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인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료는 “비상방역사업을 자신과 자식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순간의 방심도 없이 최대의 책임성과 헌신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중적인 방역 분위기, 전인민적인 자각적 일치성을 더욱 고조시켜야 한다”면서 “(이에 따라 주민들이) 마스크 착용과 체온 재기, 손 소독 등 비상방역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했다. 사진은 평양학용품공장에서 방역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다음으로 검병검진사업은 모든 방역초소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서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에 “열나기를 비롯한 이상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림시격리시키고 해당 비상방역기관의 지시를 받아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비접촉식체온계는 사용설명서에 지적된 환경온도에서 측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상점, 식당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봉사(서비스)를 파고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도 철저한 거리두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재차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소독사업 강화는 거리와 마을, 일터를 알뜰하고 깨끗하게 거두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사업은) 우리 자신을 위한 사업일 뿐 아니라 조국을 위한 애국사업”이라고 했다.

한편 주민들은 대체로 이번 강연에 “시장 활동 시간이나 뺏지 말라”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특히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언제 굶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배급이나 주지, 무슨 방역 강연회냐”는 반발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