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로켓발사 코앞 불구 ‘담담한’ 베이징

북한의 통지한 로켓 발사 예고일이 수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는 적어도 겉으로는 비상 상황이라는 움직임이 전혀 감지되고 있지 않다.

중국 정부는 한·미·일의 강력한 공동 대응 방침에 대해 오히려 절제와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고 언론 매체들은 이번 사태를 외신을 인용해 담담하게 보도하고 있을 뿐이다.

베이징 시민들은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에 대해 강건너 불구경하기식의 태도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베이징의 대학원생 천(陳)모씨는 중국과 북한은 우호가 돈독하고 혈맹관계이기 때문에 북한이 절대 중국을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면서 북한이 무엇을 발사하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과 인민들의 이같은 태도를 보면 베이징 당국의 노련한 외교정책과 대국민 선전술이 읽혀진다고 서방 외교소식통들은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임을 자처하며 ‘북한 감싸안기’ 정책 아래 북한의 어떤 행동이나 조치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론 비평과 비난을 자제하고 있고, 북한의 실상이나 북한에 대한 불만 등을 보도 통제하고 있어 인민들은 북한을 경제적으로 낙후됐지만 믿을 수 있는 우방으로 간주해 어떤 위협도 느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북한에 대한 이러한 환상이 지난 2006년 두 번이나 거푸 깨져 당황하고 분노했지만 이를 인민에게는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2006년 7월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10월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중국에 큰 충격이었다.

베이징을 비롯해 화북지역 1억8천명이 북한이 핵 공격 사정권에 든 사실이 확인됐고 특히 북한은 중국과의 ‘중대사항에 대한 상호 사전 통고’ 조약에도 불구하고 핵실험 실시 20분 전에 중국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에 대한 분노와 불만의 표시로 외교부 공식 성명에서 이례적으로 “횡포한 핵실험”, “단호히 반대”라는 강경한 표현을 사용했고, 유엔 안보리가 북한 핵실험에 대해 제재 결의를 통과할 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러한 중국이 이번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해 외교적 수사로만 반대의 뜻을 표시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이에 대해선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은 지난 1월과 2월 왕자루이(王家瑞)공산당대외연락부장과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외교부 부부장이 잇따라 평양을 방문, 미사일 발사 실험 중단을 강력 촉구했다는 뒷이야기들이 베이징 외교가에 흘러나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 북한 김영일 총리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을 방문했을 때 틀림없이 강한 톤으로 북한 로켓 발사의 중단을 촉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다.

외신의 보도를 인용할 것도 없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대응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외부 세계로 나가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다.

현재 북-중 간에는 철도 몇 개와 비공식으로 15개의 도로가 있다.

“만약 중국이 어느날 두달동안 3개 정도의 길을 보수해야겠다고 해서 물자가 안들어간다고 하면 어떤 상황 발생하겠는가?”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05년 2월 주중대사 당시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특히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단둥(丹東)에는 송유관이 연결돼 있다.

북한이 막상 로켓을 발사하면 중국이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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