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남포항으로 정제유 들여왔다…경유 가격 순식간에 하락

중국과의 밀착 강화되면서 올해 말까지 중국발(發) 정제유 상당량 반입할 듯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4월 “지난해 11월부터 중단됐던 남포항의 유류제품 보관구역 내 새 부두 공사가 재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 사진=38노스 사이트 캡처.

북한이 또다시 중국으로부터 정제유를 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 연말까지 중국발 정제유 반입이 지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과 2일 남포항을 통해 대량의 정제유가 반입됐다.

이번에 반입된 정제유의 양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형급 선박 4척을 통해 유류가 반입된 만큼 적은 양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반입 유류는 군(軍)과 군수공장 등에 집중적으로 공급되고 일부 운수 부문에서도 이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군에 공급된 정제유 중 일부는 북한 정권수립일(9·9절) 열병식에도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남포항을 통해 들어온 정제유가 대부분 경유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외부에서 정제유가 반입되면 어느 기관에 공급되든 일부가 연유(燃油) 공급소를 통하거나 혹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시중에 유통되기 때문에 적어도 이틀에서 사흘 안에 시장 가격에 반영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본지 조사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유 가격은 북한 전역에서 갑자기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실제 지난 6일 경유는 1kg당 평양 3600원, 신의주 3800원, 혜산 3800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돼 지난달 22일 조사 가격에 비해 27~29%가 하락했다.

반면 지난 6일 휘발유는 1kg당 평양 7000원, 신의주 7300원, 혜산 7500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22일 조사 가격인 평양 7000원, 신의주 7300원, 혜산 7600원과 비교할 때 큰 변화 없이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중국으로부터 비교적 꾸준히 정제유가 수입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모종의 물밑 합의를 통해 정제유를 거래하기로 했기 때문에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지속해서 정제유 반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은 중국에 광물 자원을 제공하고 중국은 정제유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필수품이나 원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특히 미중, 북미 간 대립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북중 밀착 행보가 요긴해지는 만큼 중국의 물밑 대북 지원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북한과 중국의 내부 정치적 상황이 양국의 밀착을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올해가 주체 110년(김일성이 태어난 1912년을 원년으로 하는 주체 연호)이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10년 차를 맞는 해이고,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년을 맞는 해여서 양국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우방과의 관계 강화는 내부 정치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올해 중국으로부터 지속 반입한 유류 중 일부를 비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소식통은 “연유 수입이 원만하게 이뤄질 때 미리 저장해 둬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내년에는 국제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당국이) 올해 적지 않은 양을 비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