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땜질식 치료에 내성 결핵환자 크게늘어

북한에서 내성결핵환자가 늘고 있다고 유진벨재단 인세반 스티븐 린턴 회장이 지난 11일 밝혔다.


2007년부터 북한의 결핵퇴치를 돕고 있는 유진벨재단 인세반 회장은 2007년에만도 12명이던 내성결핵환자가 올해 11월 24일부터 12월 8일까지 진행한 방북 길에서는  평양시 사동결핵병원에서만도 600여 명의 내성환자들의 객담을 채취해왔다고 전했다.


북한은 가정세대 별로 담당 의사들이 있다. 이들을 통해 주민들 속에서 결핵발생과 전염 가능성 유무를 늘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각 도, 시, 군마다 환경이 좋은 곳에 결핵병원을 세우고  결핵환자들에 대한 무상치료를 전담 하고 있다.


그러나 ‘대아사’ 이후부터 각종 질병과 전염병들이 만연하면서 수많은 결핵환자들이 발생했으나 이들에 대한 국가적인 치료대책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국가의 의약품 공급 능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자기 먹을 식량과 치료에 필요한 약을 자체로 준비해가지고 온 환자들만 결핵병원에 격리시켜 주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


평안남도 문덕군에 살고 있던 김연희(가명·27)는 군복무를 하던 중 19세에 결핵에 걸렸다. 군단병원 결핵병동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병을 고치지 못한 채 제대되어 집으로 돌아오니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이붓 어머니는 결핵에 걸려 돌아온 딸을 외면했다.


여러 가지 어려운 형편으로 병이 더 심해진 김연희는 문덕군 결핵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미 내성결핵인데다 돈이 없어 약도 쓸 수 없었다.


돌아간 아버지와 함께 군복무를 했던 동료들이 병들어 누워 있는 그녀를 안타깝게 여겨 주변에 위치한 4.25군단병원에 다시 입원시켰으나 완전 폐인이 되어버린 김연희는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다 끝내 피를 토하며 지켜보는 이 하나 없이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일반 결핵병원들의 여건도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군부대 결핵병원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북한에서는 유엔을 통해 들어오는 결핵약들을 우선적으로 무력부 산하 결핵병원들에 공급하지만 해마다 급증하는 결핵환자들에 대한 완전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많은 군인결핵환자들이 내성결핵에 걸린 채 의가사(감정) 제대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결핵은 초기면 3개월 정도로 완치가 되지만 초기가 넘어가면 최소 2년 이상 꾸준히 결핵약을 복용해야 한다.


군인결핵병동들에서는 결핵으로 입원한 군인들이 어느 정도 차도가 보여 기본적인 병치료가 됐다면 퇴원시킨다. 완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끊기 때문에 결핵이 재발해 내성결핵으로 발전하게 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과 휴식, 꾸준한 치료약 복용이 필요하고 내성결핵환자에게는 여기에 맞는 치료약이 공급돼야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2009년 3월에 입국한 탈북자 정모 씨(31)는 “군복무 중 결핵에 걸려 군단 결핵병동에 후송되어 치료받았다”며 “군단 결핵병동이라야 군의소(의무대)에서 제조하는 알약에 이소니지트(1단계 치료약)이라는 하얀 알약만 주고 좀 심한 환자라야 마이싱을 주사해주었다”고 증언했다.


입원환자들은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심한 중환자들을 제외하고 병동주변에 있는 군의소 채소밭 가꾸기와 산나물, 약초 캐기, 화목하기 등 일년 내내 각종 작업에 내몰린다. 간혹 가느다란 목을 겨우 가누는 어린 전사들이 힘들어 주저앉으면 구대원들이 발길질이나 주먹질로 일으켜 세운다.


결핵병동에서는 일반 구분대들에 비해 훨씬 나은 식사를 주지만 그래도 결핵에 걸린 군인들은 먹을 생각만 하며 밤중에 주변 주민들의 돼지나 닭, 염소 등을 습격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치료주기는 경환자에 한해 3개월, 중환자인 경우 6개월로 잡아 치료하는데 어느 정도 치료되었다 하면 퇴원시켜 부대로 돌려보내나 6개월도 안되어 다시 재발되어 입원한다. 때문에 일부 환자들은 병원에 뇌물을 주고 완쾌될 때까지 치료받기도 한다.


함경북도 무산이 고향인 김모(31) 씨는 8군단서 군사복무를 하던 중 결핵에 걸려 군단결핵병동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이 곳에서는 병세가 심해 연대나 여단 급 결핵병동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만 후송시켜 격리치료를 진행하는데 보통 각 중대에서 2~5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김 씨는 10년 간의 군복무 끝에 남은 것은 결핵뿐이라며 제대될 날은 다가오는데 병세는 차도가 없고 그런데도 병원 측에서는 기껏해야 이소니지트밖에 공급해주지 않아 전전긍긍 하던 중 병원제재소에서 나무를 다듬다가 손을 잘리웠다.


내성결핵에 손병신까지 된 김씨는 결핵치료라도 제대로 하고 가게 해달라고 군단병원 원장과 정치부장을 비롯한 간부들을 찾아다니며 호소했으나 만기 제대 3개월을 앞두고 감정 제대되어 눈물을 흘리며 고향으로 돌아갔다.


환자들 중 50%가 남루한 환자복을 걸치고 있으며 가느다란 목과 야윈 얼굴에 반짝이는 눈은 오직 먹을 것이 있는가만 찾아 헤맨다.


군복무 전 기간 결핵병동 입 퇴원을 반복하다 입당도 못하고 제대 되어가는 경우도 있다.


결핵을 금방 앓고난 군인들은 일정한 기간 안정치료와 영양보충이 필요하나 지휘관들과 소대원들의 요구에 따라 강한 군기와 훈련, 각종 작업 등에 모두 참가해야 하는데다 영양보충도 제대로 되지 않으니 자연히 병이 재발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핵에 걸린 채 제대된 군인들이 사회에 진출하면 어려운 생활 형편상 병치료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내성결핵환자가 나날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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