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재입북 탈북자 전영철을 통해 공개한 동까모(김일성·김정일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의 테러 위협을 빌미로 김부자(김일성·김정일) 유적지에 대한 경비를 강화하는 한편 대남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오히려 젊은층에서는 “나한테 돈만 주면 제대로 까부술텐데”라며 당국을 비아냥거리는 말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동까모에 대해 당국이 워낙 떠들어 대니 이제는 귀가 아플 지경”이라며 “주민들은 동상 경비가 한 달 넘게 지속되자 피곤이 극도로 높아졌다며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은 체제 결속에 활용하기 위해 군중강연과 매체를 동원해 동까모에 대한 경계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7월 20일경에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을 통해 동상·연구실·사적지 경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관련기사, “北 ‘김일성 동상 테러’ 대비 경비 대폭 강화”
이를 통해 북한은 기존 1인 근무를 2인 근무 체계로 변경하고, 야간경비를 주야경비로 대폭 증강했다. 또한 동상 주변에 검문소를 추가 설치하고 야간 매복조도 추가 편성했다. 그러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커진 주민들은 오히려 동까모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우회적으로 내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당국이 선전을 계속하니 주민들도 동까모를 계속 입에 올리고 있다”며 “몇몇 사람들은 ‘동까모 놈들은 일을 그렇게 못하나’라며 사실상 당국을 조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있지도 않은 동까모를 만들어 피곤하게 만든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죽은 사람 동상 때문에 산 사람들이 힘들다’며 우상화 시설물 건립 자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소식통은 “동상이 가장 좋은 부지에 잔디까지 깔아놓고 넓게 차지하고 있으니 그 곳에 살림집을 세워도 수천 세대는 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층에서는 “돈만 쥐여 준다면 귀신처럼 해재끼지 않냐” “진짜 그런 (원격조정 폭파) 무기만 있으면야” 등의 반응도 있다고 했다. 북한 당국이 동까모 사건을 ‘최대 존엄에 대한 특대형 테러 범죄’라고 규탄했지만, 일부 젊은이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난다.
북한은 지난달 19일 전영철 씨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동까모에 대한 대남, 대미 비난을 지속해 왔다. 이달 초부터는 북한에 재입북한 탈북자 박정숙 씨의 사연과 함께 기록영화로 제작해 주민들에게 관람시키고 있다. 그러나 남한 내에 동까모가 실재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