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북중 국경연선 지역에 당(黨) 지도 소조를 전격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 전까지 미연의 사고를 최대한 방지하면서도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1월 말 양강도 조중(북중) 국경연선 전 지역에 중앙당 소조가 파견됐다”면서 “중앙당의 각 부서에서 지도원급의 간부들이 온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들은 3~5명으로 구성되어 암행어사와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적위대 복장에 당 휘장(배지)을 단 이들은 밤마다 지역을 순찰하고 군과 사법기관에 대한 동향까지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은 올해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에 맞서 감염경로 차단을 위해 북중 국경을 완전 봉쇄했다. 당국의 이러한 선제적 조치에도 탈북과 인신매매, 밀수는 물론 다량의 금이 중국으로 반출되는 대형 사건도 발생했다.
이 같은 현상에 북한 당국은 국경 경비에 특수군단인 폭풍군단과 7군단(함경남도 함흥)을 긴급 투입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국경연선에 철조망을 추가 설치하는 한편, 10월에는 지뢰까지 매설하는 특단의 조치도 취한 바 있다.
이처럼 군까지 총동원해 3중, 4중의 경비망을 구축했지만 제대로 통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폭풍군단과 국경경비대가 충돌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함경북도서 폭풍군단-국경경비대 ‘패싸움’…총 맞아 숨지기도)
때문에 당국은 중앙기관의 간부들로 꾸려진 소조를 양강도 국경연선 전 지역에 파견, 군대뿐만 아니라 도당과 시당 사법기관 등 종합적인 지도와 통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이다.
소식통은 “올해 국경봉쇄 조치 후 양강도에서 제일 많은 문제가 제기돼 중앙당에서 소조를 파견한 것”이라면서 “중앙당에서 파견한 소조원들의 최종보고에 따라 8차 당대회 이후 양강도에 거센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앙당 소조 파견에 현지 당 위원회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도당과 도 보위국, 도 안전국, 심지어 노동적위대 규찰대까지 총동원하여 거리와 마을에서의 주민 이동과 상품 판매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통제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한편, 북한 당국은 예전부터 지방당에 대한 검열이나 중요한 신소가 제기될 때 중앙의 간부들을 파견해서 집중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