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들, 설 맞아 마약과 南가전제품 뇌물로 원해”

진행 : 민족최대의 명절 설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뵙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한 해 동안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주고받게 되는데요, 북한 주민들도 설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같은데, 오늘 이 시간에는 지역별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리에 강미진 기자 나와 있는데요, 강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얼마 전 설명절 음식 장만을 위해 동네 마트에 다녀왔다는 탈북민 이 씨를 만났는데요, 얼굴에 화사한 웃음을 띠고 있더군요. 정말 동장군의 마음도 금세 녹일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왜 그런지 물었더니 예전에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는데 지난해 가족 모두가 한국에 들어와서 올해 설에는 함께 보낼 생각에 너무 설렌다고 하더군요, 또한 그는 이번 명절에도 여러 지역의 음식들을 만들어야 겠다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요. 그의 설명절 준비를 보면서 북한 지역별 음식문화의 차이점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명절이면 어머니가 있는 집으로 모인다는 이 씨 가족은 두 오빠와 올케 등 가족 수만 10명이 넘는 대가족이라고 합니다. 설명절 음식으로 어떤 것을 만드느냐는 질문에 “황해남도와 함경북도에서 살았던 두 올케는 명절 때가 되면 고향음식을 해가지고 온다”면서 “평안남도 태생인 남편과 양강도가 고향인 저는 어머니 집에서 평안도와 양강도 음식을 만들기도 한다”고 답하더군요.

진행 : 한국에서도 지역별로 설명절 음식이 조금씩 다른데요, 북한의 설음식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북한의 대표적 명절 음식은 국수와 송편, 만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별, 혹은 가정별로 다른 음식들도 만들어 먹지만, 아까 말씀드린 음식은 대부분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마련하는 편이죠, 이외에도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는 지역별 명절음식 소개를 통해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양강도 이야기를 해보자면, 지역에 흔한 감자로 만든 유리떡이나 감자설기떡, 조찰이나 기장떡을 하는 가정이 많습니다. 그리고 돼지고기가 들어간 두부국에 콩나물과 버섯, 고사리고비 등 산나물 반찬들도 빠지지 않는데요, 설 차례 상을 준비하는 가정들에서는 두부전이나 밀가루 전에 명태나 고등어찜도 만들고 북어나 말린 오징어도 준비합니다.

다음은 함경도인데요, 옥수수가 전체 농사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설기떡이 설명절 음식으로 사랑받는다고 한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으로 완자나 꽈배기 등 밀가루 음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북한 주민의 말인데요. 함경북도 소식통은 “일부 가정들에서는 설명절에 잘 먹어야 1년 동안 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설에 돼지 순대를 해먹기도 한다”면서 “여름에 채취한 송이버섯도 명절 때 한몫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일부 가정들에서는 밀가루 수제비(떡국)을 만들어 먹는다고 합니다.

진행 : 양강도와 함경북도는 북부 고산지대로 불리는 지역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평안남도 등 내륙지역에서의 설 음식과 차이가 있는가요?

기자 : 네, 안 그래도 다음 순서로 평안도를 짚고 가려고 했는데요. 평안도에서는 설기떡과 녹두전, 수산물로 만든 각종 요리들이 인기라고 합니다. 특히 도라지로 만든 반찬은 평안도의 특별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고급어족이 많은 서해를 끼고 있어 수산물로 만든 음식들이 많습니다. 평안도는 석탄생산지가 많아서 건강을 챙긴다는 생각에 명절음식으로 돼지고기는 필수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황해도로 가볼까요? 황해도에서는 떡국과 잡채가 설명절 음식 대표로 꼽힌다고 합니다. 황해남도 출신의 한 탈북민은 “잡채는 술안주로도 인기가 좋아 명절 때면 의례히 해야 하는 품목으로 됐다”면서 “만드는 방법도 한국의 잡채와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쌀이 비교적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송편보다 절편을 만들어먹는 집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럼 이번에는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강원도 음식을 알아볼까요? 강원도에서는 언감자떡이 특식으로 인식돼 있다고 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저도 살짝 놀랐는데요, 양강도에서는 봄날과 여름에 언감자떡을 잘 만들어 먹거든요. 그런데 강원도에선 설명절이면 채소를 볶아 넣은 언 감자떡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합니다. 또 이맘때면 명태 철이기도 해 집집마다 명태순대나 명태로 만든 갖가지 메뉴들이 등장하고 명란이나 창란 등 수산물을 이용한 반찬들이 상에 올라 설명절 분위기를 돋운다고 하네요. 특히 강원도는 다른 지역과 달리 곶감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어서 간식거리로 곶감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양강도에서부터 출발한 설명절 음식 소개가 전국방방곡곡을 누비고 이제 한곳 남았네요, 자강도에서는 어떤 음식들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가요?

기자 : 네, 자강도는 수수로 만든 떡이나 칼국수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자강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느릅나무가루가 섞인 옥수수가루를 잘 반죽하여 옥수수 빵을 만들기도 하는데, 이와 관련 자강도 출신 한 탈북민은 “밀가루 빵보다 고소하고 맛으로 따져도 낫다는 평가를 받는 옥수수 빵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는데요, 군수품 생산을 많이 하는 지역이고 공급 상품으로 외국제 식품들도 받기 때문에 식탁에 빠다(버터)도 오른다고 합니다.

진행 : 최근 북한 전체 지역을 놓고 볼 때 지난시기와 달라진 설풍경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 네, 최근 가족과 통화를 했다는 한 탈북민은 “최근 장사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설명절을 준비하는 가족들을 통해 여유 있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장마당을 통제할 때에는 사고 싶은 식품도 찾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구요, 함경북도 소식통은 “주민들의 생활이 좋아지면서 간부들이 요구하는 뇌물의 가격도 오르고 있다”면서 “사법계통이나 무역계통의 간부들은 현물보다 현금을, 일반 간부들은 식품(통조림, 잼, 빵 등)상자나 담배 등을 받는다. 일부 간부들은 ‘하얀 것(필로폰)’을 찾기도 해 식품상자 안에 넣어주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간부들의 비위를 맞춰주느라 한국산 가전제품 선물도 인기라고 합니다. 한국 제품 척결을 외치는 간부들이 정작 한국 제품을 즐겨 쓰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겁니다. 간부들의 한류사랑으로 이번 설명절에도 뇌물로 둔갑한 한국산 식품이나 화장품, 가전제품들이 간부들의 가정에 배달될 것 같습니다.

암튼 이번 기회를 빌어 북한 주민 여러분에게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시라는 인사 전해드립니다.

진행 : 네, 저의 인사도 함께 보내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주 북한 시장의 물가동향 알아볼까요?

기자: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북한 전체 지역에서 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000원, 신의주 3970원, 혜산 419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000원, 신의주 1080원, 혜산은 1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비해 쌀의 경우 평양 500원, 신의주 190원, 혜산은 370원 정도 하락했구요, 옥수수의 경우 평양 100원, 신의주 40원, 혜산은 80원 가량 하락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과 신의주는 8000원, 혜산 805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20원, 혜산은 1175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 11600원, 혜산 12000원, 휘발유는 1kg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050원, 혜산에서는 8160원, 디젤유는 1kg당 평양 5300원, 신의주 5500원, 혜산은 5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