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아파트 가격이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갑자기 가격이 급등한 것은 아니지만, 국경 봉쇄 시기 위축됐던 주택 가격이 완만하게 회복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해복구 이후 신의주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뒤 북중 교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상승 기대가 한층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에 “신의주 집값은 코로나 이후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면서 “수해복구 살림집 준공 이후 관심이 더 높아졌고, 최근 중국 주석(시진핑)이 다녀간 뒤에는 중국과의 장사가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가격도 조금 더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무역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신압록강대교를 통해 많은 무역 활동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면서 “아직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교와 가까운 지역의 집들을 눈여겨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본부·역전동 등 주택 가격 강세…북중 교역 기대가 가격 자극
현재 신의주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본부동과 역전동, 남상동, 5·1동 등이다. 본부동과 역전동은 세관과 무역기관, 기차역에 접근하기 쉽고, 남상동과 5·1동은 채하시장과 가까워 장사와 유통 활동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아파트는 대체로 1~2만 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위치와 시설이 좋은 곳은 3~5만 달러까지 가격이 올라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부동에 새로 지어진 일부 아파트는 10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거래됐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방이 네 칸 이상인 비교적 큰 집은 대부분 3만 달러 이상의 가격이 형성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같은 크기의 주택이라도 층수와 전기·수도 공급 상태, 난방 시설, 승강기 설치 및 가동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또 세관이나 시장에 얼마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의주 아파트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북중 무역이다. 신의주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마주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경 도시로, 무역 경기가 살아날 때마다 돈주와 무역일꾼들의 주택 매입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고 중국과의 거래가 크게 줄었을 때는 이들의 현금 동원력이 약해지면서 주택 거래도 위축됐다.
최근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중 경제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무역일꾼들 사이에서는 신압록강대교가 조만간 개통되고 새로운 세관과 물류시설을 중심으로 무역 활동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주택 가격이 서서히 오르는 추세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북중 잇는 신압록강대교서 차량 운행 포착…개통 임박 징후?)
이렇게 가격이 다시 움직이는 데에는 수해복구 살림집 준공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주택 건설과 도시 정비가 진행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신의주가 앞으로 더 개발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더욱이 신의주 특구가 새롭게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다만 주민들은 특구 개발계획 발표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중국과의 무역이 활발해져야 도시 개발도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돈주들은 아직 관망…대교 개통, 실제 무역량이 향후 가격 좌우
신압록강대교 개통과 교역 확대에 대한 기대에도 실제로 아파트를 사들이는 돈주나 무역일꾼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 주변의 집을 미리 사두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말은 돌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얘기다.
이는 북중 무역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물가와 환율 상승으로 사업과 생계에 필요한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래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더라도 수만 달러를 주택에 묶어둘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다.
소식통은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집을 사들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면서 “가격 상승 폭도 크지 않아 주민들 사이에서 특별한 기대나 불만이 나타나는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신의주 아파트 가격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신압록강대교의 실제 개통 여부와 북중 무역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교가 개통돼 화물차와 인력 이동이 본격화되면 세관과 대교 진입로 주변을 중심으로 주택과 상업시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무역회사 사무실과 숙소, 창고, 식당, 운송업체 등 관련 산업이 확대되면 대교 인근 아파트 가격도 빠르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개통되더라도 교역이 국가기관과 일부 대형 무역회사 중심으로만 이뤄진다면 일반 주민과 중소 무역업자들의 구매 수요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교역 확대가 주민들의 실제 소득 증가로 이어져야 주택 거래 시장도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식통은 “대교가 개통되면 그쪽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결국 중국과의 장사가 풀리고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벌어야 집을 사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가격 및 거래 제한은 없어…입사증 이전 방식으로 거래
한편, 현재 신의주에서는 당국이 아파트 가격에 상한선을 두거나 일정 금액 이상의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는 말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에서 주택은 공식적으로 국가 소유이지만 실제 거래는 입사증과 거주권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택 중개인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입사증과 명의를 변경하는 절차를 돕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형식상 집을 친척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처리한 뒤 돈을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인민위원회가 주택 배정과 입사증 관리 권한을 갖고 있지만, 거래 과정에서 사기나 분쟁이 발생하면 안전부와 검찰 등 법 기관이 개입한다.
과거에는 주택 불법 매매로 노동단련대나 교화소 처벌을 받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일반 아파트 거래 자체가 중대한 범죄로 취급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국이 간부나 공로자에게 배정한 이른바 ‘선물 아파트’를 거래하면 시범 단속과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민들도 이런 아파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준공된 수해복구 살림집은 아직 본격적인 거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현지에서는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이들 주택도 입사증 이전 방식의 거래 대상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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