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북한의 핵은 대한민국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라며 “북한이 핵을 보유한 이상, 또 돈으로는 결코 평화를 살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이상 북핵을 억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강력한 군사력 뿐”이라고 29일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창당 1주년 기념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군사안보적 위협에는 궁극적으로 군사안보적 대응만이 해결책이라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군사력 억지는 우리가 단독으로 북한에 맞서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한미동맹이라는 골간 위에 일본이나 기타 국가들과의 연계를 통해 군사안보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라며 “우리의 재래식 무기와 미국의 핵우산 등 총합적인 군사력을 통해 (북핵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북한은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햇볕정책 하에서 핵무기를 개발한 위험천만한 존재가 되었다”며 “그런데도 국내외 친북세력, 좌파세력들은 북한의 위험성을 애써 무시하거나 평가절하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해 첫 대남방송을 군사적 위협으로 시작한 나라가 바로 북한”이라며 “(북핵이) 유치한 폭발장치, 제한된 폭발력, 미흡한 전달체계라는 이유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돈과 쌀을 주면 북한이 변하고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논리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허구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를 통해 핵의 억지력을 확보하겠다던 노무현 정부도 실패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혹평했다.
이어 “북한은 평화공존의 상대방이면서 동시에 지금도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병영국가로서 우리 국민 개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요소라는 점에서 리스크(Risk)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 “6자회담 당사국들, 특히 미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더 이상의 확산을 막는 선에서 문제를 덮어두려고 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전세계적인 핵무기 감축과 궁극적 폐기를 정책목표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인식의 차이를 지울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확산금지와 감축, 그리고 폐기정책이 북한을 통해 입증되고 실현되도록 외교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어정쩡한 해결책이 아니라 완전한 해결책(consummate solution)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동시에 동북아 평화를 위한 6자회담을 말 그대로 다자간 안보보장체제로 시급히 전환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미북 직접대화를 통한 일괄타결 해결방식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일괄타결 방식은 합리적인 협상 당사자 사이에는 유효할 지 모르지만 북한을 상대로 할 때는 매우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북한의 협상 방식을 볼 때 말썽을 일으킬 여지가 많다”며 “북한은 지금까지 일괄타결을 하자고 할 때마다 살라미 전법이나 ‘벼랑끝 전술’을 써왔는데, 현실적으로 이러한 억지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이 실패로 끝났음을 재차 강조하며,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수립을 주문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1인당 국민소득이 3천불에 달하도록 지원해 주겠다는 ‘비핵·개방·3000’ 또한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정책이자 구호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그는 “10년 동안의 좌파 정권을 교체하고 들어선 보수정권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과 리더십은 조급증을 버리고 국민 사이에 깊어진 갈등과 대립을 설득과 통합으로 치유해 나가는 일”이라며 “이제는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온 국민의 마음과 에너지를 결집해 폭발적인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 소리를 뱉었다. “야당은 정권과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기는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대결과 투쟁의 방향으로만 몰고 가는 것은 야당으로서의 진정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포퓰리즘과 대결을 앞세운 3김(金)식 리더십은 시대착오적인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