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대홍수 사태 이후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탈북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 경비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최근 북한 주민의 도강(渡江)을 봉쇄하기 위해 유실된 철조망 복구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 정부는 국경 지역 주민들에게 야간작업을 지시하는 등 철조망 복구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국경 주변 곳곳에 ‘탈북 방조 시 벌금 500위안(元)’이 적힌 플래카드 등을 내걸며 북중 주민 간의 접촉도 원천봉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중국 룽징(龍井)시 카이샨둔(開山屯·개산둔, 두만강 사이로 함경북도 온성지역과 접한 곳)지역 주민들이 철조망 복구를 위해 야간에도 작업하고 있다”면서 “이번 수해 때 중국 쪽 철조망이 다 부서졌다. 조선(북한) 주민들이 넘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복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쪽 지역은 한마디로 난리가 났다. 위에서 철조망 복구 지시가 와서 분주하다”면서 “조선 주민들이 대량으로 건너와 도둑질하고 사람을 죽일까봐 불안해하고 있는 주민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이 북한과 접한 국경지역 일대의 탈북과 북한 주민들의 도강에 따른 범죄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서둘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의 다른 소식통은 “조선 주민들의 도강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이 같은 조치가 우선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서 “조선의 경제 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중국 쪽으로 도강해 벌이는 생계형 범죄가 끊이지 않자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카이샨둔에는 ‘이웃나라(북한)의 불법 월경인원(탈북민)을 돕거나, 받아주면 500위안의 벌금을 부과한다’ ‘월경인원이 약탈이나 구걸할 경우 재물을 내어주고 목숨을 지켜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곳곳에 걸려 있다.
소식통은 “과거에 공안(公安)을 낀 중국인 마약 밀매범과 조선 국경경비대를 낀 조선인 마약 밀매범 간의 총격전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면서 “주민들은 이 같은 불상사가 또 다시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목숨을 지키려면 (북한 주민이 넘어왔을 때)달라는 대로 줘라. 그러나 절대로 잠을 재워줘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