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의 ‘北위성 주장’이 웃기는 궤변인 이유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이 2009년 4월 5일 발사한 로켓은 위성이다’라는 이유로 새 결의안 채택이나 강력한 제제를 반대하고 있다. 한 마디로 모든 나라가 갖고 있는 평화적인 우주개발권에 대하여 국제사회가 특별히 북한에게만 그 권리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중국이나 러시아는 ‘북한이 2009년 4월 5일 발사한 로켓은 위성이다’라는 주장을 근거지울 수 있어야 함이 논리적으로 필수적이다.

어떤 경우에 우리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위성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까? 우선 발사체가 지구궤도에 진입하였을 때는 명백히 위성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위성으로 발사하였으나 궤도진입에 실패하였을 경우도 있다.

현재 알려진 객관적 자료를 검토할 때,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지구궤도에 진입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광명성 2호가 우주에서 470메가헤르츠로 무슨 김일성노래인가를 송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을 제외하고는 우주의 이 김일성노래를 수신한 나라가 없다. 김일성노래가 아니라 유령의 노래인지 모르겠다.

어제 공개된 TV 화면으로 보아서는 로켓의 머리가 둥그런 것이 위성발사와 흡사하지만, 그것은 미사일 발사체를 위장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북한이 그 안에 실어 우주에 올려 김일성 노래를 송출하고 있다는 광명성 2호는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자 몇 알을 집어넣고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즉 지금까지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지구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이 객관적 사실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1718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있음도 명백하다. 왜냐하면 탄도미사일 실험발사의 경우 “발사한 로켓이 지구궤도에 진입하지 않고 다시 지구로 낙하”하며 현재 알려진 객관적 사실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사실들을 두고 볼 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위성이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북한정권에게 “위성으로 발사하였지만 실패하였는지”룰 질문하여 “그렇다”라는 대답을 들었어야만 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북한의 위성발사 실패 주장이 진실인지 여부는 따져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은 위성발사가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지 않다는 말이다. 따라서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발사한 로켓이 위성이지만 실패하였다고 본다면 그것은 북한의 주장도 아니고 한미일이 확인한 자료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그들만의 추정이며, 그렇게 추정하고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물론 한미일은 북한의 위성발사가 실패하였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북한은 이번 로켓을 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위성발사로는 실패하였다”는 것이지, 북한의 의도가 진정 위성발사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즉 한미일은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체의 시험이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로켓이 지구궤도에 진입하지도 않았는데 “결과에 대만족했다”는 김정일의 반응으로 보아 애당초 미사일 발사체였다는 추측은 결코 근거 없는 예단이 아니다.

반면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주장할 수 있는 바는 “북한이 진정으로 위성발사를 의도하였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실패하였다는 점은 북한의 은하2호가 태평양에 떨어졌으니 객관적으로 확인된 것이고, 나머지는 북한의 진정한 의도다. 무엇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진정 위성을 발사하였다고 믿는가? 북한이 그렇게 주장하니까?

그러나 반복하지만 북한이 지금 지구궤도를 돌고 있다는 인공위성 광명성 2호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의 의도에 진정성을 부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미사일 운반체를 발사해 놓고도 위성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음은 명백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사회가 북한에게만 우주개발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신중하고 균형잡힌 반응을 요구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다. 그러나 논리적으로 볼 때 중국과 러시아는 아무런 근거 없이 북한을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조폭집단’ 김정일 정권이 국제법을 어겨도 자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두둔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유엔 안보리와 같은 국제무대에서 어떻게 이런 논리적 오류가 지적되지 않고 지나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