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2일] 북한, 케네스 배 앞세워 미국에 대화 제의?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1월 21일>

논평-김정은의 미숙함만 전 세계에 보여준 기자회견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케네스 배가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자신에게 어떤 인권침해도 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수많은 인도주의적 원조를 제공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석방이 북한과 서방 간의 우의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아무리 외국인이라도 해도 노동교화형까지 선고받은 죄를 지은 사람이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 기자회견은 김정은 정권의 의도에 따라 열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반공화국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람을 내세워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는 반대로 그만큼 김정은 정권의 처지가 곤궁에 빠져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무모한 핵무기 개발로 국제적 고립에 빠져 있는 북한 당국이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중국의 지원 덕분이었습니다. 김정일은 죽기 전에 병든 몸을 이끌고 일 년 동안 세 번이나 중국을 찾아갔습니다. 중국의 지원만 얻는다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이 판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유엔이 아무리 제재를 해도 중국과의 무역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북한 경제는 안정을 되찾았고 이는 체제유지에 결정적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김정일이 죽고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면서 불과 2년 만에 모든 게 망가졌습니다. 중국 지도부가 적극 만류했는데도 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곧바로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또 장성택을 숙청하면서 그 죄목의 하나로 중국과의 경제협력 사업을 거들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조·중 국경을 전선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중국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최근 10만 군대를 동원해 조·중 국경지역에서 무력시위를 벌이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바빠맞은(바쁜) 김정은 정권이 이번에는 한국, 미국과의 대화 구걸에 나섰습니다. 며칠 전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하며 중대제안이란 걸 한 거나 어제 케네스 배의 기자회견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너무나 어설프고 충동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그래도 김정일은 나름대로 전략과 일관성이 있었지만 김정은에게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이번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사 케네스 배가 석방된다 해도 이것이 조·미 대화재개로 연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김정은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왜 북한 체제 몰락이 다시 논의되는 이유가 뭔지 깨닫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