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성혜림과 동창 이유로 요덕수용소 8년 수감”

▲<뉴라이트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청문회’ⓒ데일리NK

23일 벨기에에서 유럽연합(EU) 의회 최초로 ‘북한인권 청문회’가 개최되는 것에 맞춰 국내에서도 북한인권실태를 고발하는 ‘북한인권 청문회’가 열렸다.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대표 김진홍)은 22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탈북자들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와 국회 차원의 북한인권 청문회가 열린 적이 없다”며 북한인권문제을 외면해 온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요덕수용소에 8년간 수감된 경험이 있는 김영순(1999년 입국), 도 부위부에서 1년감 수감됐던 문현옥(2002년 입국), 이현심(2003년 입국), 사리원 인민병원 의사 출신 이광철(2005년 입국)씨 등이 출석했고, 청문위원으로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제성호 공동 대표, 고려대 이신화 교수,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총장, 한양대 최재동 대학생 등이 참석했다.

▲요덕수용소 출신 김영순씨(왼쪽), 인민병원 의사 출신 이광철(가운데), 보위부 감옥 수감됐던 문현옥씨(오른쪽)ⓒ데일리NK

김정일의 동거녀 성혜림(2002년 사망)과 함께 학창시절(고교, 대학)을 함께 보냈다는 이유로 요덕수용소에 8년 6개월간 수감된 김영순 씨가 첫 번째로 증언했다.

김영순 씨는 “정치범수용소는 경비가 살벌하고, 북한의 정치범들은 서로를 감시해 탈출이 불가능하다”며 “1973년 2명의 수인이 탈출을 시도하다 잡혀 전체 수감자들 앞에서 공개 처형 당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공개처형 당시에 대해 “보위부원들이 탈출을 시도한 수인들에게 ‘반혁명분자 누구를 인민의 이름으로 처단한다’고 외치며 머리, 심장, 배에 총을 쏴 처형했다”고 회고했다.

“기형아는 태어나자마자 고의적으로 죽여”

이어 증언한 이광철 씨는 평양에는 왜 장애인이 없느냐는 청문위원의 질문에 대해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선천적) 장애인은 거의 없다”며 “국가에서 장애인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나, 먹고 살기 힘들어 멀쩡한 자식도 버리는 상황이라 기형아로 태어난 아기를 죽이는 경우가 종종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공장에서 생산한 약을 일반 인민이 제공 받기 힘들며 약을 받으려면 필요한 사람이 직접 약초를 캐서 의사에게 줘야 의사가 약을 제조해 준다”라고 북한의 열악한 의약 보급 실태를 증언했다.

무산 보위부에 수감된 되었던 이현심 씨는 “전염병으로 구류장에서 죽어나가는 6명의 사람을 목격했다”며 “여성들은 심하게 구타를 당하지는 않지만 남성들은 매우 심한 구타를 당해 머리가 터져 병원에 실려 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청진 도(道)보위부 구류장에서 1년간 수감됐던 문현옥 씨는 “온성군 보위부에 죄수만 3백명이 수감되어 있었는데 하루에 수명씩 굶어 죽었다”면서 “한국행을 하려다 잡힌 죄수에게는 먹을 것을 제대로 주지 않았고 당시 파라티푸스, 장티푸스, 옴 등 전염병이 돌아 한달에 32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청문회 내용, 정부 ∙ 정당 ∙ 국회에 보낼 것”

이날 청문위원으로 참석한 제성호 교수는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을 비판하면서 “탈북자 청문회가 북한인권문제를 국내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청문회 내용을 정부, 정당, 국회 등에 제출해 정부의 소극적인 북한인권정책의 변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 참석자들은 성명서를 채택하고 ▲ 정부와 국회는 북한당국의 반인륜적 작태를 규탄하고 북한 주민의 생명을 살리는 인권 개선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라 ▲ 노무현 정부는 북한인권을 침묵하는 조용한 외교를 중단해라 ▲김정일 정권은 최악의 반인권적 범죄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