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법 반대 종북(從北) 넘어 종김(從金)”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영국 상·하원의원 20명은 지난 20일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노당 4당 대표에게 국회에 계류중인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인권법을 반대하는 야당의 태도도 문제이지만 과반수 의석이 넘는 거대 여당의 무능력도 비난의 대상이다. 영국 의원들의 서한은 민주당의 지연술에 번번이 헛탕을 친 한나라당에 분발을 촉구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한나라당은 8월 임시국회에서 한미FTA동의안, 북한인권법을 비롯한 핵심 현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단, 야당을 설득하는 전제 하에서다. 북한인권법을 협상용으로만 삼아왔다는 비난을 받아온 한나라당의 뒷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가운데 27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을 만나 ‘한나라당의 전략’을 들어봤다.


이 정책위의장은 “(민주당과) 대화와 타협, 설득을 통해서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야당이 끝내 적법한 의사진행을 안하고 거부하면 국회법 규정에 따라 직권상정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당 내에서는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국민여론을 의식할 수 있도록 국민적 요구를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혀 여전히 민주당과의 타협에 무게를 뒀다. 


그는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진보좌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의장은 이들을 “종북(從北)을 넘어 종김(從金)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세력은 북한 권력자들, 김정일 부자”라면서 “북한인권법을 거부하는 것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노력을 하는 정치집단으로 보기 어렵다. 집권자에 종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세안경제안보포럼(ARF)에서 남북 비핵화회담이 진행되면서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최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남북관계가 8월 중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북핵문제든 남북문제든지 대화 자체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대화가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을 가지고 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을 의식해 정부 대북정책의 과감한 유턴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해 선(先) 사과 요구보다는 대화를 (병행)하면서 그것을 이끌어내자는 이견은 있다”면서도 “원칙을 무너트리자는 의견은 당 내에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5월 남북비밀 접촉 사실을 폭로하면서 남북관계를 극한으로 몰고 갔지만, 남북정상회담설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그는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정상회담을 조건으로 해서 대가를 지불한다거나 무리한 합의를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한편 한나라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무상복지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좌(左)클릭’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보수정당으로써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좌파적인) 정책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의 인터뷰 전문]


-8월 임시국회에서 북한인권법 통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되나.


“우리는 8월 국회에서 통과를 시키는데 대해 어느 누구도 반대하거나 주저하지는 않는다. 법안 처리에 대해 각각의 입장이 있으니 대화와 절충, 타협을 해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각각의 입장이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의회민주주의 원칙이다.


북한인권법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조항이 들어가 있지만, 민주당이 민생인권을 생존권적 기본권을 더 강화하는 조항을 넣고 싶으면 거기다 보완해서 넣는 것은 우리는 다 동의한다.


민생인권을 반영시킨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주당을 설득시키고 있다. 8월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다.”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야당이 끝내 적법한 의사진행을 안하고 거부하면 국회법 규정에 따라 직권상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행은 신중해야 한다.  민주당이 국민여론을 의식할 수 있도록 국민적 요구를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 내에서는 직권상정이라도 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상당히  높다.”


-북한은 올초 평화공세 제스처를 보이면서도 평화를 위협하는 ‘말폭탄’을 계속 퍼부었다. 북한의 내부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나.


“북한은 경제난이 심각하고, 권력승계를 3대째 추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북핵문제, 인권문제로 인해서 국제적으로 고립화되는 상황이고, 정권차원에서는 정권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여진다.


북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양면 잣대를 펴고 있는 것이다. 한쪽으로는 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경제난이 심각하니 식량을 구걸하기 위해 대화 제스처를 쓰는 양면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북핵문제와 남북문제를 별도로 풀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북핵문제, 남북문제든지 대화자체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대화가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을 가지고 오느냐, 북핵 폐기에 도움이 되느냐에 대화를 하는 필요성과 성과가 달려있다. 그래서 대화를 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쌍방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


북한은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 책임있고 진정성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남북관계의 원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핵폐기,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가이다.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하게 남북대화, 북핵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내 대북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서 당과 정부 사이에 이견은 없다. 남북대화는 원칙을 지키는 범위내에서 유연하게 풀어가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보면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해 先사과보다는 같이 대화를 하면서 그것(사과와 재발방지)을 이끌어내자는 데는 이견은 있다. 하지만 원칙 기조 내에서 작은 상대적인 차이이지, 원칙을 무너트리자는 의견은 없다.


이것(대북정책 기조) 자체를 바꾸자는 의견은 별로 없다. 그것은 야당의 주장이다. 야당의 주장은 실패한 햇볕정책으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북한은 얻을 것은 다 얻어가고 뒤로는 또 뺨치는 행동을 계속하는 그런 행태를 우리는 계속 봤다. 우리의 대북정책 기조는 유지를 해야  한다.”


-통일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다. 국민들의 반응은 부정적인데.


“그동안 통일부를 중심으로 어떤 방안이 있을까 논의해 왔다. 아직은 정부안으로 확정된 안은 도출이 안 되었다. 통일부 차원의 안(案)일 뿐이다. 정부 안에서 조율이  되면 당-정간의 협의를 해야 한다. 아직은 그것에 대한 입장을 내는 것은 조금 그렇다. 정부 안은 조율이 되면 8·15경축사를 통해 나오지 않겠냐는 전망을 한다.”


-남북정상회담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하나.


“지금까지 있었던 두 차례 정상회담을 보면 회담 성사를 위해 우리 쪽에서 과도한 대가를 지불하거나 또 합의한 내용들을 보면 무리한 내용들이 있었다.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남북정상회담을 조건으로 해서 대가를 지불한다거나 무리한 합의를 하는 것이 아니면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것은 되도록이면 많이 하면 할 수록 좋다.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이 북핵폐기,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 이산가족이 자유롭게 왕래하고 서신왕래도 자유롭게 되는 쪽으로 해야 한다. 북한도 경제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회담이어야 한다. 이런 것이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이다.  이런거에 도움이 되는 정상회담은 의미가 있다. 만남 자체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큰 도움이 되겠냐는 생각이다. 진정성이 있는 정상회담 자세가 더 중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남북공동으로 주최하자는 주장이 있다. 


“올림픽 관련 규정을 살펴보니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공동 개최는 규정상으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면 그런 기회를  잘 살려나가는 것은 좋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는 더 신중하게 남북관계 상황을 봐가면서 판단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에 도움이 되고,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되고 통일로 가는데 올림픽이 큰 밑거름이 된다면 규정이라도 바꿔서 진행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만 된다면 마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보면 불가능한 주장이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는 것은 ‘從北’을 넘어 ‘從金’세력이라고 비판했다. /데일리NK


-민주당은 종북주의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민노당까지 포함한 야권통합을 추진중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보수통합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좌파정치를 하는 사람을 보면 경쟁적으로 선명성을 부각시키려고  애를 쓴다. 그것을 하는 이유는 선명성 경쟁을 해야 지지자들을 결집 하기가 쉽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야권통합에 참여하는 정당과 세력은) 정치적 지향점이 다 다르다. 그런 정당들이  오로지 선거만을 목적으로 ‘묻지마식’ 통합을 한다는 것은 야합이다. 옳은 정치행동으로 볼 수가 없다. 결국 그것은 약이 되는 것이 아니고, 독이 될 것으로 본다.


좌파세력은 남북관계문제, 북한인권문제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 일본도 북한인권법을 제정했는데, 당사국인 한국에서 북한인권 개선 위한 법안을 반대하는 좌파세력을 보면 결국은 북한 권력자들, 김정일 부자의 말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다. 김정일의 권력유지, 세습하는 데 대해 걸림돌이 된다며 북한인권법을 거부하는 것은 인류보편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노력을 하는 정치집단으로 보기 어렵다. 그것은 완전히 종북(從北)을 넘어 종김(從金)세력이다. 북한 권력자에 종속되어 있는 집단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거는(통합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대단히 큰  문제다.


보수통합도 마찬가지다. 정권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보수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것도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보수가치는 안보를 철저히 잘 지켜내고, 경제적으로는 성장을 잘 이뤄 복지도 제대로 되될 수 있도록 확대해나가는 것이 보수의 가치이고 매력이다. 이런 것을  잘 지키면서 가고 당의 정책에 동의해오면 포용하고 끌어안고 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권연장을  위한 나눠먹기식 통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는 것이 아니냐, ‘좌클릭’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우리는 보수정당으로써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세계 경제위기에서 우리나라가 빨리 극복하고 어려움을 극복해서 다른 나라보다 경제성장이 잘 되고 있다. 경제성장의 성과가  아래(서민)로까지 잘 흘러가야 한다. 제대로 내려가서 서민들도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좌클릭’이라고 하면 안 된다.


민주당이 펴고 있는 무책임한 무상복지시리즈가 포풀리즘이다. 좌파들은 표(票)만 의식해서 재원대책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 당은 서민들에게 온기가 갈 수 있도록 하고, 대기업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는 제도나 정책들이 서민 위주로 재편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수의 진수를 보여 주는 것이다.


정책이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재원대책을 잘 살피면서 하는 복지정책은 좌파정책과는 차별화되는 것이다. 우리 정책은 기업프렌들리는 유지하면서 양극화를 완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좌클릭’, 포퓰리즘으로 봐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