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총탄 180발 유실”…강원도 1군단 ‘비상’

총참 “수색 완료까지 ‘비상경계근무태세 유지” 명령...9명 사망은 소홀 대처

수해 피해 지역 복구 작업에 동원된 북한 군인들(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을 할퀴고 지나간 제9호 태풍 ‘하이선’의 여파로 1군단 2사(강원도 금강군 이포리)에서 총탄 유실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데일리NK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군단 2사의 기동통신 중대 무기고에서 180발이 담긴 실탄 쌈지가 유실됐다는 사실을 파악, 바로 총참모부에 보고했다. ‘산사태로 인한 붕괴’ 사고가 지난 4일 밤 발생했다는 점에서 나흘 만에 중대 문제를 파악한 셈이다.

이에 따라 총참에서는 즉시 전신(電信)지시를 통해 “강원도 금강군은 까칠봉과 1211고지 등 최전방과 린접(인접)한 부대로서 유실된 실탄은 무조건 찾아내야 한다”면서 수색 종결까지 ‘비상경계근무태세’를 유지하라고 명령했다.

또한 군 보위국(前 보위사령부)에서는 1군단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아울러 혹시 모를 외부 침범에 따른 절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특히 유실에 대한 대비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가 있었는지도 조사·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최근 경질된 함경남도 당(黨) 위원장 사례처럼 이번에도 책임자 처벌이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총참과 군 보위국의 민감 반응에 따라 1군단 작전부, 보위부, 병기부에서도 즉시 해당 중대에 일꾼들을 대거 파견했다. 현장 탐사와 군인 면담을 통해 실태 조사에 나서는 한편, 총탄 수색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

소식통은 “산사태로 통째로 무너진 박토들을 처리해 실탄 쌈지주머니를 찾아내라는 건 태평양에서 바늘을 찾으라는 것”이라면서 “해당 부대는 이번 사고로 추석도 제대로 쇠지 못하고 총탄을 찾아내야 하는 임무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사고로 무기고와 차고 안에 있던 군인 9명이 흙더미에 묻혀 사망했지만, 군 당국은 ‘인명 피해’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기동통신 중대에서 운용하는 통신 차량 12대(중국과 러시아제 개조)도 파손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