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중유 수입 막히자 “자체 연료로 시멘트 생산하라” 지시

당창건일 전까지 시멘트 생산 공정에 갈탄 소성법 완전 도입 지시 …‘자력갱생’ 선전 의도인 듯

200301_노동신문_고무산세멘트공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고무산시멘트공장에 부유가소식소성법에 의한 시멘트 생산공정이 새로 일떠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갈탄을 이용한 부유가소식소성법으로 시멘트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지역별 수력발전소, 평양종합병원까지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수입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100% 자체 기술과 원료로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한 공법을 공정에 도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세멘트(시멘트) 생산 공정에서 수입 연료인 중유를 사용하지 않기 위한 소성법을 확립하라는 명령이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며 “지난 16일에도 이같은 소성법을 일떠 세우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전했다.

북한은 시멘트 생산에서 무연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무연탄을 사용하면 발열량이 우수하지만 착화 온도가 높아 고온을 유지하려면 많은 양의 중유가 필요하다. 수입에 의존하는 중유를 많이 소비하지 않고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해 저온에도 착화되는 갈탄을 주연료로 사용하는 소성법을 생산공정에 도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는 원유 수입을 연간 400만 배럴, 중유와 같은 정제유는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대북제재 이후로 중유 수입이 어려워진 북한 당국은 러시아 및 중국을 통한 밀수로 부족분을 충당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1월말 북한 당국이 해외로 연결되는 모든 경로를 차단함에 따라 중국에서 들어오던 중유 공급이 감소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건설장에서 당장 필요로 하는 세멘트 양은 많은데 원유 공급이 급감하자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며 “때문에 위(김정은 국무위원장)에서 수입 연료인 중유를 사용하지 않고 세멘트를 생산할 수 있는 소성법을 당창건기념일 전에 도입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전에 자체 원료로 시멘트 생산을 완성하라고 지시한 것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설 부문에서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의 성과를 내고 있음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일 노동신문은 “함경북도 당위원회에서 고무산세멘트공장에 갈탄을 연료로 하는 부유가소식소성법에 의한 세멘트 생산 공정을 확립하기 위한 통이 큰 목표를 내세웠다”며 “도의 책임일군(일꾼)들은 공사지휘부를 내오고 자재보장 대책을 세워주면서 필요한 설비제작을 하도록 조직 사업을 짜고들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신문은 “고무산세멘트공장에 부유가소식소성법에 의한 세멘트 생산공정이 확립됨으로서 갈탄을 이용하여 세멘트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게 되었다”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이 갈탄에 의한 소성법 도입을 직접 지시함에 따라 전국 주요 시멘트 공장 생산 공정에 해당 공법을 도입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사회과학원의 해당부문 연구사들이 현장(평안남도 순천 시멘트 공장)으로 내려갔다”며 “과학자, 기술자들이 현장 기능공들과 함께 10월 10일 전까지 이같은 생산 공정을 완성하라는 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