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범 몰린 가족 누명 벗고 귀가…수용소 간 남편 소식은 깜깜”

/사진=영화 ‘크로싱’ 스틸컷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정치범으로 몰려 수용소로 끌려간 가족 중 일부가 무죄 소명이 이뤄져 집으로 돌아왔다고 내부 소식통이 22일 전했다. 

이 가족은 단천시 무남리에서 거주하다가 2018년 말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주변에서는 정치범이 돼 관리소(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시어머니와 남편은 관리소로 갔고, 며느리는 이혼하고 자식들을 데리고 친정이 있는 함흥으로 이주했다. 

소식통은 “역적이라는 낙인을 받고 정치범으로 끌려갔지만 올해 누명이 벗겨져 며느리와 손자들은 단천에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관리소로 간 두 사람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가족은 이미 사망한 시아버지 문제로 정치적 시비의 대상이 됐다고 한다. 

북한은 체제에 위협이 되는 개인이나 세력은 일가족 전체를 사회에서 격리해 특별구역에 수용한다. 여기서는 수년간 강제노동을 시킨다. 한 번 들어가면 평생 나올 수 없는 완전통제구역과 일정 기간 수용됐다가 당국의 조치로 나올 수 있는 혁명화구역으로 나뉜다.  

이 가족이 수용된 관리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소식통은 “당의 관대한 조치로 가족은 돌아왔지만 관리소로 간 시어머니와 남편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가족이 흩어진 지 1년 4개월 만인 올해 1월 초 친정에 있던 며느리에게 도당 간부들이 찾아와 ‘사건 처리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무남리 집으로 돌아가 살아도 좋다는 통보를 했다.  

소식통은 “당시 간부들이 그동안의 고초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향후 당이 생활을 살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면서도 “이 여성은 당의 보장을 다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장사 준비를 하면서 먹고 살 궁리에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모함을 당해 수용소에 끌려가고 가족 전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정작 시어머니와 남편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주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 가족이 정치범으로 몰리기 전까지는 다른 집과 비교해 집이 크고 생활도 여유로운 상태였다고 한다. 시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리자 당시 며느리는 자식을 위해 이혼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누명을 벗어도 두 사람의 행방을 알려주지 않은 것은 이미 죽었기 때문이라고 주변에서는 생각한다”면서 “말은 못해도 일처리를 잘못해 가족이 저렇게 됐는데도 실제 보상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