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고열 폐렴’ 환자 속출하는데 코로나 확진자 없다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국가과학원 환경공학연구소에서 “효능 높은 우리 식의 소독기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사업에 힘을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뉴스1

세계보건기구(WHO)는 1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대유행)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대다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을 뜻한다. 국가 간 장벽은 더 높아졌고 전 세계 증시는 기록적인 대폭락을 이어갔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이외 지역은 7일 연속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정점이 지나갔다고 선언했다. 12일 기준 중국 내 누적 확진자는 8만 981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3173명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퍼져 나간 코로나19는 유럽과 중동에서 대유행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일일확진자가 2000명대, 중동은 전체 감염자가 1만명대에 들어섰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면서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한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상은 북한 정부 발표와 다르다는 것이 내부 주민들의 제보이다. 

최근 평안남도 소식통에 의하면 도 인민병원과, 시 인민병원, 진료소에 감기나 폐렴증상을 호소하면서 찾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2월 한달 평성시 인민병원에서 사망 판정한 환자가 56명이고, 이 가운데 고열과 폐렴 증세를 보인 사망자가 60%를 넘는다. 

지금 북한의 시도 급 병원과 진료소들에서는 진단키트와 검병 기술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코로나19 확진자인지 감기 환자인지 분간하지 못하고 있다고 내부 주민은 알려왔다. 시군 인민위원회가 환자 처리와 관련 시행하는 일은 사체를 무조건 화장하게 하는 것이다. 

국경을 봉쇄하고 지역 이동을 단속한다. 그리고 개인위생을 강조하고 일상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라는 것뿐이다. 봉쇄와 격리, 개인위생은 강력하게 시행하는데 코로나19 유증상자 발생 시 대책과 치료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현지 실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북한 정부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대외에 발표해도 외부에서는 이 사실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다. 북한의 방역 수준과 의료 실태, 그동안 전염병 발병 사실에 대한 대외적 보고 태도를 봤을 때 은폐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평안남도 인민병원에서 목격된 바로는 병원 입구에서 10분간 지켜봤을 때만 해도 방역복을 입은 병원관계자들이 시신 3구를 천으로 둘러싸 옮기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오늘 아무리 사태가 험악해도 모든 나라는 국제사회 앞에 투명하게 발병현황을 공개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는 것이 정상으로 관례이다. 그래야 국가 간 전파도 막을 수 있고, 상호 전염병 대처 경험과 치료약도 공유할 수 있다. 

북한이 코로나19 발병자에 관해 정확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으면 중국과 교류도 상당기간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큰 어려움을 겪는 내부 경제도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신뢰성의 보장, 즉 일정수순에 도달한 투명성이 국가 경제발전의 담보역할을 한다.

북한지도부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경제, 문호, 인권 등 모든 면에서 국제사회 앞에서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투명성에 기초한 신뢰는 또다시 ‘90년대 고난의 국면으로 후퇴’하는 경제를 살리고 정상국가로 나갈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진정으로 국민의 행복을 위한 정부라면 방사포 발사장에 몰려다니면서 박수나 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더 나아가 국가시스템 전반을 개방해서 국제사회의 신뢰를 획득할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