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이제는 ‘기강 해이’ 점수 매긴다… “10대 요강 하달”

하기 훈련 기간 총참 8처 참모들 현지서 직접 평가...경쟁 시스템 효과는 '글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섬정령을 위한 특수작전부대 대상물타격경기를 현지지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당국이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하기훈련에서 ‘토끼 사육’과 더불어 경쟁 형태의 ‘기강확립’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육체적 건강뿐만이 아니라 정신 강화를 유도하면서 훈련 목표인 ‘전쟁준비’ 완성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8일 데일리NK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총참모부는 6일 작전국 8처(군 일반행정처)를 통해 무력 최고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준한 ‘군기확립’ 관련 사업방안을 10가지로 요강화해 전군(全軍)에 하달했다.

일단 모든 군인은 당국의 사상과 의도에 따라 행동하면서 명령엔 절대복종하고 규율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또한 북한식(式) ‘혁명적 동지애’를 통해 각종 비행을 근절시켜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조선인민군 군기 확립 10대 요강
조선인민군 군기 확립 10대 요강(요약). /자료=내부 소식통, 사진=조선의오늘 핀터레스트 캡처

특히 군 당국은 각 군단, 중대, 소대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을 적극 도입, 일종의 경쟁시스템을 통해 총화(평가)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10가지 조항별로 정치부·참모부 일군(일꾼)들이 긍정과 부정을 매일 요해(了解·파악)하게 될 것”이라면서 “각 항목 증가 또는 삭감의 방법으로 점수를 종합하여 부대별 순위를 정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 현지에서는 군단, 사령부별로 총참 8처 상급참모 2, 3명씩이 파견돼 10대 요강 경쟁을 평가하고 있으며, 9월 말 최종 총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 총화 작업을 통해 상벌을 내릴 방침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때문에 각 군은 말 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경쟁에서 꼴찌를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각 부대 참모부와 정치부에서는 우선 모범 단위를 정하는 문제에 돌입했다. 이 단위를 중심으로 북한식 ‘따라배우기’ 방법을 도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지도사업에 나섰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로 군기가 바로 세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해이해진 군기’ 문제는 이미 만성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시늉’에만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식통은 “지난 6월을 ‘군기확립의 달’로 지정해서 각종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번에 다시 강조하고 나선 건 그만큼 해결이 제대로 안 됐다는 의미”라면서 “배급 문제 해결 등 군 생활 안정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상 기강 확립은 쉽게 바로 세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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