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사망일 앞두고 “선대수령 유훈 관철 검열하라” 지시

김일성
2019년 7월 8일 김일성 사망 25주기를 맞아 북한 주민들이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일성 사망일을 앞두고 함경북도 당위원회가 선대수령의 유훈 관철을 위한 방침전달 모임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함경북도 당위원회에서 지난달 29일 9시까지 도 인민위원회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불러놓고 정부의 지시라면서 ‘선대수령의 유훈관철’과 관련한 방침전달 모임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도당위원회는 앞서 간부들에게 김일성 사망일인 7월 8일을 맞아 선대수령의 업적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해당 모임을 진행하겠다고 미리 포치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에 따르면 도당위원회는 먼저 김일성이 사망하기 직전인 1994년 7월 6일 진행된 내각 경제부문 책임일꾼협의회에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킬 데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당면한 경제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에 대해 연설했던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력·화학·시멘트·금속·선박 등 5개 주요 공업부문에 대한 김일성의 유훈 교시를 그동안 어떻게 관철해 왔는지 자체적으로 검토하고 부문별 성과달성 자료를 작성해 도당위원회 조직부에 바칠 것을 지시했다.

도당위원회는 구체적으로 ▲중유발전소 건설(전력공업) ▲비료 및 비날론 생산(화학공업) ▲우리식의 고열탄 및 저열탄 생산 방법 도입(시멘트공업) ▲우리식의 콕스(cokes) 제철 (금속공업) 등 김일성의 유훈교시 관철 정형을 직접 총화하겠다고 못 박아뒀다는 전언이다.

이어 도당위원회는 김일성이 생전 이를 위해 얼마나 간고분투한 혁명의 길을 걸어왔는지를 상기시키면서 “선대수령의 유훈을 받들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얼마나 양심껏 집행해왔는지를 당 앞에서 검토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간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서 뒤로 불만 섞인 말들을 내뱉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일꾼들은 정부가 내놓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마치 일꾼들의 결함으로 덮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이야기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제부문의 일꾼들은 중앙당이 도안의 공장, 기업소에까지 파고들어 일이 안 되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강하게 추궁할 것이 뻔하다면서 ’잘못 걸려들면 자리를 내놓을 수도 있으니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수군거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