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서 4세 여아 납치사건 발생…거액 몸값 요구도

수배령 떨어진지 사흘째 만에 보위부에 체포…10호 초소 검문에 걸려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북한 군인과 초소.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에서 네 살배기 여자아이를 납치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일당이 수사 사흘 만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평양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평양시 평천구역 봉학동에 있는 금별상점 지배인의 손녀를 납치한 사람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10호 초소(보위부 초소)에서 체포됐다”며 “이들은 현재 보안서 구류장에 있으며, 예심 후 공개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모-조카 사이인 김모 씨(43)와 진모 씨(22)는 지난달 말 금별상점 지배인의 손녀 리모 양(4)을 납치한 뒤, 지배인의 딸이자 납치된 리 양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에게 너희 딸이 있으니 이틀 안에 미국 돈 2만 달러(한화 약 2200만 원)를 가져오라, 그렇지 않으면 아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금별상점은 국가보위성 장성급 간부 부인들이 돈을 투자해 만든 것으로, 평양에서도 간부들과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고급 외화상점이다. 지하에 수영장이 있고 1층에는 식당과 카페, 2층과 3층에는 각각 의류와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이 들어서 있다.

소식통은 “금별상점 지배인 입장에서 2만 달러는 큰돈도 아니다”며 “납치자들은 그만큼 이들이 돈이 많다는 점을 알고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별상점 지배인과 그의 딸은 납치자들의 요구대로 2만 달러를 준비하면서도, 보안서(경찰서)에 곧장 이 사실을 신고했다. 이에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평양시와 인접 지방 도시들의 모든 10호 초소에도 긴급 수배령이 내려졌다.

북한에는 국경지역 뿐만 아니라 전역의 도와 도, 군과 군 경계마다 단속초소들이 세워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보위성의 관할 아래에 있는 10호 초소는 오가는 모든 주민과 차량 등을 단속·통제하며 엄격한 심사와 검문을 벌인다.

실제로 두 명의 납치자는 수배령이 떨어진지 사흘째에 리 양을 데리고 평양과 남포를 잇는 청년영웅고속도로를 이용해 남포 강서군으로 향하던 중 보위부 10호 초소의 단속에 걸려 체포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피의자 김 씨가 남포 와우도구역 사람이라 비교적 지리와 환경이 익숙한 곳으로 리 양을 데려갈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10호 초소의 깐깐한 검문검색을 뚫지 못한 것이다.

이후 리 양은 곧바로 부모에게 보내졌고, 납치자들은 강서군 보안서로 이송돼 현재까지 구금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이들이 10년 이상의 징역을 살게 될 것 같다는 게 강서군 보안서 예심과장의 말”이라고 전했다.